도쿄서 온 초등학생 북적… 45년 '도농교류' 시골경제 살리다 [소멸위기 극복한 일본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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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에서 두시간 정도를 차로 달리다 보면 휴게소가 마을 크기로 펼쳐져 있다.
1980년대 도쿄에서 실시한 '제 2의 고향찾기' 프로젝트를 통해 시골과 도쿄 구 사이 교류 프로그램이 시작됐지만, 지금까지 지속해 성공사례로 남은 곳은 가와바 마을이 유일하다.
올해로 45년째 이어지는 도농교류는 가와바 마을이 소멸위기를 이겨낸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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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3100명의 작은 마을이자
도쿄 세타가야구의 '제휴 고향'
'농촌체험' 60개 학교 정식과정
아이와 부모 방문 늘어나고
어른 돼서도 다시 찾는 선순환
농산물 직거래 '파머스 마켓' 등
19개 마을기업 매출 270억
지난 6월 26일 찾은 일본 군마현의 가와바 마을은 인구 3100명의 작은 시골 마을인 동시에 인구 94만에 육박하는 도쿄 세타가야구의 '제휴 고향'이다. 1980년대 도쿄에서 실시한 '제 2의 고향찾기' 프로젝트를 통해 시골과 도쿄 구 사이 교류 프로그램이 시작됐지만, 지금까지 지속해 성공사례로 남은 곳은 가와바 마을이 유일하다. 올해로 45년째 이어지는 도농교류는 가와바 마을이 소멸위기를 이겨낸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쓰노다 게이이치 가와바 마을 부촌장은 "세타가야구 조례에 교류 관련 내용을 명기해 선거로 대표가 바뀌더라도 정책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며 "세타가야 구에서 마을에 농촌 프로그램 관련 시설과 보조금을 지원하면 마을에서 체험 프로그램과 특산물 등을 제공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세타가야-가와바 교류 프로그램은 이미 60개 공립 초등학교의 정식 과정으로 자리 잡았다. 아이들의 방문이 늘어나며 자연스럽게 부모의 방문이 증가하고, 나아가 미래에도 20·30대가 된 초등학생들이 다시 가와바 마을을 찾는 선순환 구조가 생긴 셈이다. 이 날도 직접 수확한 토란으로 만든 카레로 저녁 식사를 하는 나카마츠 소학교 학생들로 마을 뒤편이 시끌시끌했다.
단순히 추억만으로 지역 소멸을 이겨낸 것은 아니다. 19개 점포가 자리잡은 마을기업 '전원플라자 주식회사'는 자체적으로 연간 27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가와바 마을의 수입원이다. 특히 지역 농산물을 유통과정 없이 직접 구매할 수 있는 '파머스마켓'에서만 3분의 1에 해당하는 90억원의 매출이 창출되고 있다.
도농교류와 마찬가지로 가와바 마을은 방문객의 지속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일회성 관광에 그치는 명소가 아니라 마을을 계속해서 찾는 '관계인구' 수준의 방문이 소멸극복의 핵심이라는 의미다. 지난해 기준 가와바 마을을 1년 안에 다시 찾은 비율은 약 60%, 1년에 10번 이상 방문을 기록한 비율도 28.1%에 달하고 있다. 임기확 가아봐코리아 대표는 "가와바 마을은 40% 이상이 65세인 고령화 마을"이라며 "파머스마켓과 교류프로그램, 맥주 등 특산물 생산을 위한 노동 인구도 주변 누마타 등 도시에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연구위원 자격으로 가와바 마을 연구 보고서를 작성했던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지속가능성'을 벤치마크할 요인으로 꼽았다. 송 장관은 "가와바 마을의 성공 키워드 중 하나는 지속 가능성"이라며 "우리 농촌 마을들도 각자 특색 있는 자원을 활용해 도시와 함께 지속 가능한 성공 모델을 찾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chlee1@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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