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문자 논란’ 난타전…“한동훈 사과 필요”·“공·사 분명해야”
오늘(8일) 광주광역시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첫 합동연설회에선 이른바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에 대한 당권 주자들의 거친 설전이 오갔습니다.
윤상현 후보와 나경원 후보는 지난 총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의 문자를 무시한 한동훈 후보의 사과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한동훈 후보는 “공과 사는 분명해야 한다”며 사과 의사가 없음을 다시 밝혔습니다.
■ 한동훈 “대표 돼도 영부인과 당무 관련 대화 안 할 것”
한 후보는 오늘 전당대회 합동연설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나는 당 대표가 돼도 영부인과 당무와 관련해서 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 후보는 “나는 당시 사과가 필요하다는 뜻을 (대통령실에) 전달했고, 그에 따라 큰 피해를 입었다”고 강조했습니다.
당시 ‘공적인 경로’로 김 여사의 사과를 요구했다가 대통령실로부터 비상대책위원장 사퇴 압박을 받았던 것을 언급한 거로 풀이됩니다.
한 후보는 이어 “윤상현, 나경원, 원희룡 후보는 사과가 필요하다는 뜻을 이야기한 분이 아니지 않나”라며 당시 이 문제에 침묵하던 이들 후보가 자신의 ‘문자 묵살’을 비판하는 것은 “적반하장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상황에서 (김 여사와) 사적 통로로 답을 주고받았다면, 그 문자가 오픈되면 야당이 국정농단이라고 하지 않았을까”라고도 지적했습니다.
한 후보는 비대위원장 시절 공천 문제를 가족과 논의했다는 원 후보의 의혹 제기에는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 나는 공사 구분을 대단히 중시하며 살았다”며 “전형적 구태”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정도면 심각한 명예훼손”이라며 “그런 일이 있다면 즉시 후보를 사퇴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나경원·윤상현 “정치적 판단 실수…사과해야”
나경원, 윤상현 후보는 한동훈 후보를 향해 김 여사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나경원 후보는 합동연설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문자 논란’에 대해 “(한 후보가) 당연히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강조했습니다.
나 후보는 “(김 여사 문자 메시지의) 내용의 여러가지 해석의 논란을 뛰어넘어서 (한 후보가) 소통할 기회를 차단했다는 것 자체만으로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의 책임을, 역할을 다하지 않았다고 본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래서 당연히 사과하고 논란을 끝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지금도 같은 입장을 유지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윤상현 후보는 ‘문자 논란’에 대해 “한동훈 후보께서 김건희 여사가 다섯 번 문자를 보냈다면 인간적으로 들어보거나 공적으로 논의하고 연락드리겠다는 메시지를 보냈으면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며 “일종의 정치적 판단 미스(실수)가 아닌가”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한 후보를 향해 “사과를 하든지, 우리 당원이나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는 입장을 정하시는 게 좋겠다”고 했습니다.
윤 후보는 ‘문자 논란’과 관련해 한 후보와 원 후보 사이 공방이 이어지는 것을 두고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의 싸움”이라며 “누가 되든지간에 이 당은 공멸의 길로 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 원희룡 “선관위 방침 따를 것…추가 언급 안 해”
한 후보를 향해 ‘사적 공천’ 논란을 제기했던 원희룡 후보는 오늘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의 자제 요청에 따르겠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앞서 원 후보는 어제(7일) 한 후보자가 지난 총선에서 가장 가까운 가족·인척과 공천 논의를 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원 후보는 “제가 할 말이 없어서가 아니다. 다른 이슈들을 놓고 공방이 너무 심하지 않나”라며 “일단 지금은 제가 선관위의 자제 요청에 협조하는 기조다.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원 후보는 ‘문자 논란’에 대해서도 “이미 제 입장을 얘기했다”며 “또 공방이 이뤄진다면 그에 따른 입장을 밝히겠다”고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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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담 기자 (boda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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