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기름냄새 밴 떼돈 벌겠네”…세계3위 제치고 ‘사막질주 전기차’ 올라타는 신영
사우디 첫 전기차 브랜드
현지 납품기업 최종 선정
캐나다·스페인 제친 쾌거
내달 공장 착공·2026년 양산
“중동·북아프리카 시장 선점”
8일 신영은 시어가 만드는 전기차 차체를 구성하는 금형과 지그를 사우디 현지서 개발해 양산하는 내용을 담은 공급 계약서를 사우디 국부펀드(PIF) 및 시어와 체결했다고 밝혔다. 신영은 다음달 사우디 중서부 킹압둘라경제도시(KAEC)에 공장을 착공해 오는 2026년 10월부터 총 8개 차종에 필요한 차체 부품을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부품 공급 입찰 단계에서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사인 캐나다 마그나그룹, 스페인의 다국적 자동차 부품기업 게스탬스그룹을 비롯해 일본, 중국 업체가 경쟁한 끝에 최종적으로 신영이 사우디 현지 차체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강호갑 신영 회장은 이날 매일경제와 전화통화에서 “이미 확정된 1차 수주물량은 3개 차종 1437억원이며, 이어 5개 차종 4971억원 규모 공급도 조만간 사인할 것”이라며 “2년 뒤 본격적인 양산이 시작되면 연간 4000억원 규모 부품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사우디는 중동에서 가장 큰 자동차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꾸준한 인구 증가와 여성 운전 합법화로 인해 자동차 산업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대부분 자동차를 일본, 한국,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에서 수입해 오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사우디 정부가 국가 개조 프로젝트인 ‘비전 2030’의 일환으로 자국에 친환경차 제조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은 이러한 일방적인 수입 구조에서 탈피하기 위해서다.
실제 사우디는 오는 2030년 연간 50만대 전기차를 매년 생산할 수 있는 전기차 생산허브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도 리야드의 전기차 보급률을 30%로 끌어 올린다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미국 전기차 회사인 루시드의 사우디 현지 생산거점을 구축한 상태다. 사우디 국부펀드는 루시드 지분 61%를 보유하고 있다. 루시드는 킹압둘라경제도시(KAEC)에서 지난해 9월부터 공장 가동을 시작해 전기차 세단 ‘에어’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시어는 사우디 국부펀드가 대만 폭스콘과 합작법인(JV)을 통해 설립한 전기차 브랜드다. 신영이 시어에 전기차 차체 부품을 공급하기 위해 짓는 사우디 공장은 현재 가동 중인 루시드의 전기차 공장 바로 옆에 위치한다. 신영 외에도 유럽의 자동차 부품 제조사인 포레시아와 벤틀러, 미국 자동자 전장부품회사 JVIS와 리어를 비롯해 총 5개 업체가 시어에 전기차 부품을 납품할 예정이다. 국내 대기업인 현대트랜시스는 2027년부터 10년간 총 3조원 규모 일체형 전기차 구동시스템(EDS)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신영은 1998년 설립된 자동차 부품 제조 및 금형 제작 업체다. 차체 제작 기술과 자동차 부품 금형 기술에서 국내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다. 경북 영천에 본사와 공장이 있으며, 현대차·기아를 비롯해 세계적인 자동차 제조사를 고객으로 두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6243억원, 영업이익 193억원을 기록했다. 창업주인 강호갑 회장이 지분 42.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신영은 차체 부문 개발 경험과 노하우를 비롯한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2018년 베트남 최대 기업인 빈그룹 소속 전기차 업체 빈페스트의 초기 차종 개발부터 주요 차체 협력사로 선정돼 차체 부품과 차체금형, 자동화 솔루션 등을 공급하고 있다. 신영 관계자는 “BMW, 볼보, 폭스바겐 같은 다양한 글로벌 완성차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의 필요에 맞는 주요 협력사로, 개발부터 제조, 공급까지 협력업체 지위를 확보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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