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기습폭우에 실종·고립 등 피해 속출
-새벽에 쏟아진 비로 경북북부 주민들 고립됐다가 구조…시설피해도 잇따라
[헤럴드경제=김태열 선임기자] 8일 새벽 중부지방과 충청·경북권에 강한 비가 쏟아지면서 침수 피해가 속출했다. 장마철 한밤중에 쏟아진 집중호우에 도로가 침수되고, 산사태 위험도 커져 주민들이 고립됐다가 구조되거나, 긴급대피하기도 했다.
경북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도내 129가구 197명이 대피한 가운데. 대피인원이 늘어나고 있다. 앞서 오전 3시 10분께는 집중호우로 안동시 임동면 대곡리, 위리 일대 하천이 범람하며 인근 마을 주민 19명이 고립됐고, 이 중 8명이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대피 명령이 떨어지기도 전에 주택가 논밭이 모조리 물에 잠긴 마을에서 주민들은 휴대전화에 의지해 서로의 생사를 확인했다.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고립된 주민을 등에 업고 물이 찬 마을을 빠져나오는가 하면, 탈진한 주민들을 리어카에 태워 나르기도 했다. 허리춤 깊이까지 올라온 흙탕물이 주택 바로 앞까지 밀려오자 대원들은 이를 헤치고 남은 주민들을 수색하기도 했다. 임동면 외에도 안동에서는 남후면 2명·와룡면 2명·용상동 1명이, 영양군 입암면에서도 1명이 각각 구조됐다.
인근 야산에서 흘러 내려온 토사에 주택 다수가 파묻힌 영양군 임압면 일대 주민들 수십명도 무너져 내린 집과 세간 살림을 뒤로하고 몸을 피해야 했다. 안동시 상아동과 와룡면 산야리를 잇는 도로, 안동시 임동면 중평삼거리와 영양군 입암면 방향 도로 등 경북 북부 지역 도로 곳곳이 침수로 통제되면서 소방 당국은 추가 고립이나 대피 인원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호우 특보가 발효 중인 충북 지역에서는 산 비탈면이 무너져 내려 1명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충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43분께 옥천군 옥천읍에서 "비 상황을 살피러 나간 남편이 보이지도 않고 연락도 안 되는데 집 뒤편의 산이 무너져 내려 있다"는 아내의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 당국은 이 집 뒤편에서 굴착기 등을 동원해 약 8시간 동안 50대 남편 A씨를 수색하고 있지만 토사가 빗물에 계속 흘러내려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충남에서도 산사태와 주택 붕괴 위험이 커져 주민 136명이 긴급대피했다. 산사태 경보가 발령된 충남 논산시는 이날 오전 7시부터 연산면, 양촌면 등 산사태 취약지역 125곳의 주민 231명에게 대피 명령을 내려 127명이 인근 마을 회관으로 대피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104명은 귀가했지만, 23명이 대피소에 머무르고 있다.
주택가 인근 옹벽 붕괴 사고가 난 천안시 목천읍 주민 3명, 주택이 무너진 보령시에서는 2명의 이재민을 포함해 6명이 긴급대피에 나섰다. 충북 보은군, 옥천군, 영동군 등지에선 산사태 위험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 57명이 마을회관에 대피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5시 50분께는 대전 중구 중촌동의 한 하상도로가 침수돼 빠져나오지 못한다는 트럭 운전자(70대)의 신고가 접수돼 소방당국이 긴급구조에 나섰다. 오전 9시 26분께 대전 서구 가수원동의 한 하상도로에서는 '물에 잠긴 차 시동이 꺼졌다. 사람이 타고 있는데 내리지 못한다'는 주민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5명을 투입해 승용차 운전자(40대)를 구조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경북 영양군 영양읍에는 오전 1시 3분부터 오전 4시 3분까지 3시간에 113.0㎜, 오전 3시 3분부터 오전 4시 3분까지 1시간에 55.5㎜ 비가 쏟아졌다. 안동시 옥동에는 오전 3시 30분까지 1시간 동안 52.5㎜, 3시간 동안 103.0㎜가 내렸다. 이날 새벽 이 일대에는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됐다. 수도권 이외 지역에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되기는 처음이다. 주민 대피 조처를 마친 경북도는 현재 호우로 인한 시설·농작물 피해 현황을 집계하고 있다.
지난 6일부터 강한 장맛비가 반복됐던 대전·충남·세종 지역에서는 이날 오후까지 가로수가 쓰러지고 도로가 물에 잠기는 등 피해 신고 150여건이 이어졌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충남 보령과 홍성 지역 농경지 13.3㏊가 물에 잠겼다. 전날부터 이날 오후 5시 현재까지 대전·충남 지역 비 피해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7일 오후 10시 53분께 대전 동구 신상동 한 주택 마당이 침수돼 소방당국이 안전조치를 했다.
8일 오전 3시 41분께 대전 서구 장안동 한 도로에 가로수가 쓰러졌다는 신고도 접수됐다. 오전 4시 31분께 대전 중구 사정동 복수교 밑에 텐트가 설치돼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당국이 확인에 나섰으나 사람이 없음을 확인하고 안전 조치했다. 대전시는 지역 모든 하상도로를, 충남도는 공주 제민천 산책로 등 천변 산책로 14곳과 아산 천안천 세월교 등 다리 33곳, 홍성둔치주차장 등 8곳을 통제 중이다.
세종시는 침수 도로 신고가 집중되자 이날 오전 9시 45분을 기해 읍면동 마을버스 28개 전 노선 운행을 중지하고, 재난 문자를 통해 안내했다. 또 읍면 지역 교통 불편 해소를 위해 운영 중인 원도심 수요응답형 버스 '두루타' 운행도 중단했다. 충북에서도 주택·도로 침수, 낙석 발생 등 모두 81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이날 오후 1시 32분께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 경부고속도로 부산 방향 옥산IC 인근에서 주행 중이던 트레일러가 빗길에 미끄러져 중앙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다. 이후 사고 여파로 차량 3대 연쇄 추돌했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트레일러에 실려있던 맥주 상자가 도로에 쏟아져 정체를 빚기도 했다. 시간당 20㎜ 안팎의 굵은 장맛비가 쏟아진 강원도에서도 가로수 전도 8건, 빗길 교통사고 2건이 잇따랐다.
이날 오전 10시 4분께 정선군 정선읍 북실리에서는 빗길을 달리는 차량이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아 2명이 다쳤고, 낮 12시 21분께 강릉시 사천면 석교리 동해고속도로에서는 차량이 전복돼 3명이 다쳤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9시부터 이날 오후 4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경북 상주 240.3mm, 안동 233.7mm, 영양 221.0mm, 충북 옥천(청산) 227.5mm, 대전(오월드) 200.0mm, 논산 197.5mm 등을 기록했다.
현재 경북 상주, 문경, 예천, 영주에 호우 예비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기상청은 오늘 밤까지 많은 비가 쏟아진 충남, 충북, 경북 지역에 비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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