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배설물 악취가 원인?…부산 빌라 살인 사건 미스터리
반려견으로 인한 갈등 탓? 이사간 지 2년이나 흘렀는데 왜 지금 범행을? 흉기는 어디서 났을까?
지난 5일 부산 북구의 한 빌라에서 일어난 60대 남성 칼부림 사건의 범행 동기 등을 놓고 의문에 의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부산경찰청은 8일 기자 브리핑을 갖고 “가해자 60대 A씨와 피해자 40대 B씨가 반려견 문제로 다툼을 벌였다는 주민 진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 갈등이 범행 동기인지 아닌지는 판단할 수 없다”며 “범행 연관성 여부를 계속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A씨와 B씨의 통화기록 조회, 휴대폰 포렌식을 하고 주변 주민이나 지인들을 상대로 한 탐문수사 등을 하면서 반려견 갈등이 범행 동기로 작용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A씨는 지난 5일 오후 6시 36분쯤 부산 북구 구포동 한 빌라 1층 공동 현관에서 강아지와 함께 산책하러 나가던 B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고 B씨 딸 C양도 흉기로 찔러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범행 후 이 흉기로 자해해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고 있으나 현재 의식이 없는 상태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03년부터 2022년 10월까지 이 빌라 3층에 살다 이사를 갔다. B씨는 A씨 집 바로 위층에 거주하면서 4~5년 전부터 반려견을 베란다에서 길렀다. 이 과정에 A씨는 “개 배설물 때문에 악취가 난다”고 항의를 하는 등 B씨와 갈등을 빚었다. A씨가 2년 전 이사를 갔으니 그 전 2~3년 동안 서로 갈등 관계였을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사건 당일 A씨는 이 빌라에 살고 있는 지인 집에 왔다가 나가 주변 야채가게에서 물건을 사고 돌아오는 길에 B씨와 맞닥뜨렸고 시비가 붙어 범행을 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탐문 조사 결과, 당시 비명소리 등을 들었다는 주민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관엔 방범카메라가 설치돼 있지 않았고 목격자도 없어 사건 당시 상황은 아직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A씨가 산소호흡기를 달고 있을 정도로 위독해 진술을 듣는 등 조사를 할 수 없다”며 “하지만 흉기에 묻은 지문과 사건 현장 상황 등을 종합할 때 A씨를 용의자로 보고 살인 혐의로 입건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범행 도구로 쓰인 흉기가 어디서 났는지도 미스터리다. 경찰은 “A씨가 주변 가게에서 흉기를 산 흔적이 없고 지인 집에서 가져 나온 것도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며 “정황상 지인 빌라로 오기 전에 자신의 집에서 챙겨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으나 개연성이 떨어져 흉기가 어디서 났는지 계속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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