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커진다고 뇌가 커지는 것은 아니다"

문세영 기자 2024. 7. 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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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 크기에 비례해 뇌 크기가 계속 커지는 건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몸집이 커지는 만큼 뇌가 비례해 커지지 않도록 막는 요인이 있다"며 "뇌는 에너지 소모가 매우 큰 기관인데 그 크기가 너무 커지면 유지 비용이 매우 많이 들기 때문에 효율성 측면에서 계속 커지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이유는 좀 더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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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와 몸집의 크기가 항상 비례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Orla/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몸집 크기에 비례해 뇌 크기가 계속 커지는 건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일정 수준에 이르면 더 이상 커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크리스 벤디티 영국 레딩대 진화생물학과 교수 연구팀은 더럼대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뇌 진화와 관련한 수세기 동안의 논쟁을 명확히 하기 위해 동물 1500종의 뇌와 신체 크기에 대한 데이터세트를 수집·분석하고 연구결과를 8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생태 & 진화’에 발표했다. 

인간은 뇌의 크기가 커지는 방향으로 진화해왔다. 뇌의 크기가 커지면서 지능, 사회성, 행동 관련 복잡성 등이 향상됐으며 이로 인해 뇌는 항상 크기가 커지는 방향으로 진화한다는 오랜 믿음이 있다. 

특히 몸집이 크면 더 많은 환경 정보를 처리해야 하고 더 많은 장기와 근육 등을 제어해야 한다는 점에서 더 큰 뇌를 가지게 될 것이란 믿음이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오랜 믿음에 도전하는 연구 결과를 냈다. 뇌가 계속 커지는 방향으로 진화하는 것이 아니며 일정 수준에 이르면 더 이상 커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벤디티 교수는 “과학자들은 뇌의 크기가 몸집의 크기와 비례해 커진다는 ‘선형적 관계’를 가정해왔다”며 “하지만 뇌와 몸 크기 사이의 관계는 비선형적이며 몸집이 큰 동물들이 예상보다 작은 뇌를 갖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뇌와 신체 질량 사이의 관계를 ‘단일 기본 모델’로 단순하게 설명할 수 있다고도 밝혔다. 뇌와 신체 크기의 비례를 조사하면 간단하게 둘 사이의 상관성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선 현생인류인 호모 사피엔스는 뇌가 커지는 방향으로 진화해왔지만 현재는 더 이상 커지지 않고 있다. 진화 과정에서 거대한 두뇌를 형성하면서 다른 포유류보다 20배 이상 빠르게 진화하며 오늘날 인류의 특징을 갖게 됐지만 현재는 오히려 뇌의 크기가 약간 줄어들고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박쥐는 뇌의 크기가 빠르게 줄어드는 방향으로 진화해왔다. 뇌에서 소모되는 에너지의 양을 줄여 비행을 위한 에너지 확보가 원인으로 추정된다. 박쥐는 초음파로 먹이를 탐지한다는 점에서도 뇌를 이용한 감각 사용이 덜 중요한 동물이다. 하지만 비행과 생존 등을 위해 요구되는 최소한의 뇌 기능이 있다는 점에서 더 이상 줄어들지는 않고 있다. 

연구팀은 동물이 뇌 크기가 계속 커지거나 작아지는 방향으로 진화하지는 않으며 일정 선에서 변화가 느려지거나 멈추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분석을 통해 동물의 몸집에 비례해 뇌가 계속 커지는 것 또한 아니라는 점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몸집이 커지는 만큼 뇌가 비례해 커지지 않도록 막는 요인이 있다”며 “뇌는 에너지 소모가 매우 큰 기관인데 그 크기가 너무 커지면 유지 비용이 매우 많이 들기 때문에 효율성 측면에서 계속 커지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이유는 좀 더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몸집과 뇌 크기가 비선형적인 상관성을 보인다는 것은 다수의 동물에서 보이는 일반적인 현상이라고도 덧붙였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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