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수입품 10% 관세·소득세 폐지 … 벌써 '트럼플레이션' 공포

최승진 특파원(sjchoi@mk.co.kr) 2024. 7. 8.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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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대선 토론에서 완승을 거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확률이 높아지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제 공약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든 수입품에 최소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밖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 기업이 멕시코에서 생산한 전기자동차를 미국에 수입할 때 1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고,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도 60%까지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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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 승리 확률 높아지자
IRA 폐기·무차별 보복 관세
막무가내식 공약들 재부각
연준 역할 축소까지 언급
재선땐 메가톤급 격변 예고

지난달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대선 토론에서 완승을 거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확률이 높아지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제 공약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모든 수입품에 10% 관세 부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기 등 하나하나가 '메가톤급 이슈'로 작용할 수 있는 사안이어서 '트럼프 2기'에 대한 산업계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캠페인에서 언급했던 경제 관련 공약을 정리해 보도하며 "일부는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키거나 노동 시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트럼프 1기의 가장 특징적인 경제 정책이었던 무역 분쟁이 전 세계에서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든 수입품에 최소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3조달러 이상에 달하는 미국의 연간 수입액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미국 경제를 둘러싼 '연결 고리'를 새롭게 구축한다는 취지에서다.

이 밖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 기업이 멕시코에서 생산한 전기자동차를 미국에 수입할 때 1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고,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도 60%까지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바이든 대통령과의 토론에서 "(재임 당시) 내가 중국에 부과한 관세로 우리는 많은 돈을 벌어들였다"며 "그리고 우리는 철강 산업을 구했다"고 언급했다. 미국 내에서 가장 쟁점이 되는 감세 공약과 관련해서는 지난달 의회를 방문해 소득세를 폐지하고 이를 관세 수입으로 대체하겠다고 제안했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지 않았지만, 민주당 측에서는 부의 편중 현상을 키울 수 있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서비스업 종사자들의 팁 소득에 대한 면세를 제안했고, 기업 경영진과 만난 자리에서는 현재 21%인 법인세율을 낮추는 방안을 거론했다. 트럼프 1기 당시였던 2017년 법인세율을 35%에서 21%까지 낮췄지만, 당시 트럼프는 15%로 낮추기를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IRA도 주시하고 있다. 주요 자동차 제조 기업들과 배터리 기업들이 전기자동차에 많은 자금을 쏟아부었지만, 트럼프 캠프는 전기자동차에 대한 보조금을 없애는 것을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특히 트럼프 2기에서는 청정 에너지 기술에 대한 보조금, 기후 기술 관련 세제 혜택이 위태로울 수 있다는 것이 미국 내 전문가들의 시선이다. 또한 그는 엄격한 이민 규제를 내세우며 불법 체류 노동자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던 바 있다. WP는 이 같은 조치가 전체 고용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임기가 2026년에 만료되는 만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그의 의중에 순응하는 인물로 의장을 교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1기 당시 그는 파월 의장이 금리를 낮춰 경기 부양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며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헤리티지재단이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비해 작성한 제안서 '프로젝트 2025'에는 연준의 기본적 목표로 꼽히는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 가운데 고용 관련 목표를 삭제한다는 방안이 담겨 있다. 비록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 제안서에 대해 '본인의 생각과 다르다'고 언급했지만, 연준의 역할 축소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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