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硏 원장들 장기 공석, 이러니 中에 기술역전 당할 수밖에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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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출연연구기관의 리더십 공백이 한심한 지경이다.
기관장 임기가 만료되면 후임을 임명해 연구소를 이끌도록 하는 게 당연한데, 그게 전혀 안 되고 있다.
매일경제가 국가과학기술연구회에서 입수한 '출연연 기관장 임기 종료 및 시작 관련 현황'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 들어 기관장 임기가 끝나고 후임이 임명될 때까지 평균 177일이 걸렸다고 한다.
한편에서는 후임이 선임되지 않으면 전임이 임시로 원장 역할을 할 수 있으니 큰 문제가 아니라고 하는데 답답한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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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출연연구기관의 리더십 공백이 한심한 지경이다. 기관장 임기가 만료되면 후임을 임명해 연구소를 이끌도록 하는 게 당연한데, 그게 전혀 안 되고 있다. 매일경제가 국가과학기술연구회에서 입수한 '출연연 기관장 임기 종료 및 시작 관련 현황'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 들어 기관장 임기가 끝나고 후임이 임명될 때까지 평균 177일이 걸렸다고 한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은 376일이 걸렸고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288일,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각각 258일이 걸렸다.
한편에서는 후임이 선임되지 않으면 전임이 임시로 원장 역할을 할 수 있으니 큰 문제가 아니라고 하는데 답답한 소리다. 과학 연구는 몇 년을 내다보고 하는 일이다. 임시 원장이 그런 장기 비전을 갖고 연구를 이끌 수는 없는 일이다. KBSI가 맡은 '다목적 방사광 가속기 사업'이 그런 예다. KBSI는 '꿈의 현미경'이라고 불리는 이 가속기를 짓는 사업을 맡았는데, 2022년에 후임 원장 선임이 늦어지면서 사실상 사업 중단 사태가 빚어졌다고 한다. 그동안 중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입자 가속기 설계를 끝마치고 50억달러를 들여 구축에 들어갔다고 하니 통탄할 일이다. 이런 식이면 한국은 중국의 '과학굴기' 앞에 무너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중국은 이미 과학에서 한국을 초격차로 앞서 있는 상황이다. 논문 영향력을 국가별로 지수화한 '네이처 인덱스'(2024년 3월 말까지 1년간 기준)에서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한국은 훨씬 뒤처진 7위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인공지능(AI) 연구 논문의 40%는 중국이 쏟아내고 있다고 한다. 미국(10%)의 4배다. 이는 중국이 과학에 인적·물적 자원을 쏟아부은 결과다.
한국이 중국의 물량 공세를 이겨내려면 더욱 지혜롭게 연구 인력과 시설을 활용해야 한다. 그런데 출연연 기관장 선임조차 제때 못하고 있으니 기가 막힌다. 필요하다면 선임 절차를 몇 개월 앞당기는 것도 방법이다. 무엇보다도 정치권의 인사 개입만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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