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이코노미스트] K자동차 산업을 위한 큰 그림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은 전쟁 후 자동차 재생 및 소규모 제휴 생산 단계를 거쳐 1973년 현대자동차가 첫 독자 모델인 포니를 출시하면서 본격화됐다.
2차 산업혁명을 촉발한 헨리 포드의 생산 방식 개혁으로 급성장한 세계 자동차 산업에 비해 산업화가 50년 이상 뒤진 상태에서 시작한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성취는 괄목할 만하다.
이런 큰 그림 안에서 우리나라는 자동차뿐 아니라 UAM 및 로봇 생산의 중추 국가로서 이들의 생산을 위한 가장 부가가치 높은 부품 공급 생태계를 보유하게 될 것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시장 패러다임 바꿔
제조 역량·산업 생태계 키워
미래 모빌리티 시장 선점을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은 전쟁 후 자동차 재생 및 소규모 제휴 생산 단계를 거쳐 1973년 현대자동차가 첫 독자 모델인 포니를 출시하면서 본격화됐다.
2차 산업혁명을 촉발한 헨리 포드의 생산 방식 개혁으로 급성장한 세계 자동차 산업에 비해 산업화가 50년 이상 뒤진 상태에서 시작한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성취는 괄목할 만하다. 현대차그룹은 2023년에 730만대 이상을 판매하면서 2022년부터 도요타, 폭스바겐그룹과 함께 글로벌 3강 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으며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3사와 LG의 전장사업 등은 세계 자동차 부품 생태계의 슈퍼 루키가 됐다.
지난 한 세기 동안 미국, 유럽, 일본의 선도 업체들로 경쟁 구도가 고착화된 세계 자동차 시장의 판이 흔들리기 시작한 건 불과 10여 년 전이다. 본격화된 전동화, 자율주행 그리고 최근 달아오르기 시작한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전환 트렌드가 한꺼번에 자동차 산업을 강타한 것이 주된 원인이다. 오랜 기간 연구 성과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존 선도 업체들이 후발 업체들을 압도적으로 차별화해오던 엔진, 트랜스미션, 서스펜션 성능에 기반한 주행 품질은 파워트레인의 전동화로 일시에 평준화됐고, 차량용 컴퓨터에 탑재된 첨단 소프트웨어(SW) 및 커넥티비티에 의한 고객 경험이 주된 차별화 포인트가 됐다.
독일의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인 BMW의 캐치프레이즈가 'Ultimate Driving Machine(궁극의 주행 기계)'에서 'Ultimate Driving Companion(궁극의 운전 동반자)'으로 바뀐 것은 이러한 변화를 잘 설명해준다.
우리 기업들만이 이러한 지각 변화에 편승한 것은 물론 아니다. 전기차의 상업적 성공과 함께 SDV를 통해 SW 중심의 차량 개발 및 고객 경험 패러다임을 최초로 창출한 테슬라와, 이러한 새로운 패러다임 속에서 전혀 다른 원가 구조와 규제 지원을 통해 약진하고 있는 중국 업체들 역시 기존 선도 업체들의 위상에 강력히 도전하고 있다.
세계 자동차 시장의 판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재편되고 있는 지금 K자동차 산업의 큰 그림을 그려보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우리나라 산업 구조의 중요한 한 축이 향후 어떻게 진화해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국가적 전략 방향성이 보다 선명하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패러다임 안에서 가장 중요한 밑그림은 우리 자동차 산업의 전통적 경쟁력인 제조 역량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되 로봇, 도심항공교통(UAM) 등 인접 미래 산업에도 적용될 '다음 세대 제조(Next Generation Manufacturing)'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일 것이다. 또한 새로운 패러다임에서는 전동화와 SDV 전환으로 인해 자동차 산업의 생태계가 배터리, 에너지, 반도체, 전기전자, SW 등 이종 산업과 공유하는 가치사슬이 급격히 확대될 것이다.
이들 이종 산업의 경쟁력을 함께 제고하고 이들의 경쟁력을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공급망 생태계로 잘 활용할 수 있는 산업 구조를 구축하는 것으로 큰 그림을 그려야 할 것이다.
이런 큰 그림 안에서 우리나라는 자동차뿐 아니라 UAM 및 로봇 생산의 중추 국가로서 이들의 생산을 위한 가장 부가가치 높은 부품 공급 생태계를 보유하게 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관련 업체들이 눈부신 약진을 거두는 반면에 수익성 악화로 변화에 도태되는 기존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늘어나는 것을 감안하면 꿈꾸는 듯한 이야기만은 아니다. 지금 익숙한 자동차 시장에서 독일이나 일본이 지니고 있는 위상이 새로운 패러다임이 가져올 미래 모빌리티 및 산업재 시장에서는 우리 것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수성 롤랜드버거 대표이사]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같은 학교 여학생 7명이 옷벗고 이상한 행동을…알고 보니 ‘딥페이크’ 충격 - 매일경제
- 윤아 이어 ‘인종차별’ 당한 韓 연예인…방석도 없이 앉혔다 - 매일경제
- “어떻게 0원서 9300만원이 돼요?”…금투세 도입땐 세금폭탄, 서학개미 어쩌나 - 매일경제
- “가전을 중국에 뺏기다니”…로봇청소기 시장 탈환 나서는 삼성·LG 전략은 - 매일경제
- [단독] “범퍼 살짝 벗겨졌는데”…한방병원 가 침·부항부터 추나까지 받는 운전자 - 매일경제
- 폭우로 안동 주민 고립, 소방 출동…18명 중 7명 구조 - 매일경제
- 시청역 사고 유족 ‘80만원 청구서’ 받았다…“당연” VS “참담” - 매일경제
- “기안84 괜히 건물주 아니네”…신입 웹툰 작가도 억소리 난다는데 - 매일경제
- 국민 10명중 7명 우울증 호소…‘마음의 병 전담’ 경찰들은 24시간 긴장의 연속 - 매일경제
- 울산 김광국 대표이사 “홍명보 감독이 구단에서 보여준 성취 커 국가대표팀 감독 내정된 것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