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광화문광장 채 상병 1주기 분향소 설치 신청에 ‘난색’…“다른 장소 제공 협조”
해병대 예비역 단체가 해병대 오는 17~1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채모 상병 사망 사건 1주기 추모 시민분향소를 설치하려고 서울시에 사용허가를 신청했지만 반려됐다. 이미 광화문광장에서 어린이 물놀이 행사 등이 열리기로 계획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주최 측이 반발하자 서울시는 다른 곳에 분향소를 설치할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해병대 예비역 연대는 지난 4일 서울시에 채 상병 사망 1주기 추모 시민분향소를 운영하기 위해 오는 17~19일 광화문광장을 사용하겠다는 신청서를 서울시에 제출했다. 정원철 해병대 예비역 연대 회장은 “8일 서울시로부터 이미 어린이 물놀이 행사 등 계획이 잡혀 있어 사실상 사용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서울시 담당자는 정 회장과의 통화에서 “광장 내에서 여름맞이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고, 어린이들도 많이 방문한다”며 “이미 계획이 되어 있는 상황이라 현재로서는 어렵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용 면적을 48㎡ 등으로 아주 좁게 신청하는 등 순수하게 추모하는 의미를 담으려 신경을 썼음에도 서울시가 이런 결정을 내려서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시가 공개한 광화문광장 사용 현황을 보면 오는 17~19일 광화문광장 물놀이 편의시설 운영·서울썸머비치 등의 행사가 예정돼 있다.
서울시는 “해병대 예비역 연대와 논의를 통해 적절한 장소에 분향소를 설치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내일 김병민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만나 장소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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