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서 짐 싸더니 … 서학개미 "달달하네"

NH증권 개인계좌 분석결과
올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9개 종목서 모두 수익 거둬
엔비디아, 평균 119% 수익
MS는 손실 본 투자자 0%대

국내 증시를 떠난 서학개미들이 상반기에 성공적인 투자 성적표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뉴욕 증시가 최고가 경신 행진을 벌일 정도로 안정적인 우상향을 해온 만큼 개인투자자의 'K증시 엑소더스'는 결국 합리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8일 매일경제신문이 의뢰해 NH투자증권이 자사 개인 고객 계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올해 개인투자자들은 엔비디아를 통해 평균 118.72% 수익률을 거뒀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올해 국내 투자자들이 지난 3일까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으로, 17억3177만달러(약 2조392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올해 해당 종목을 보유한 개인 계좌 현황을 집계한 이번 분석에서 엔비디아를 통해 이익을 거둔 투자자 비율은 68.3%에 달했다.

서학개미들은 엔비디아뿐만 아니라 국내 투자자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에서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상품 1개를 제외한 나머지 9개 종목에서 모두 수익을 냈다. 순매수 2위 테슬라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는 평균 19.58% 수익률을 기록했고, 손실투자자 비율은 18.74%로 낮았다. 국내에서 약 5억5905만달러를 순매수한 마이크로소프트를 통해서는 54.96%의 평균 수익이 났다. NH투자증권 고객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를 매수해 손실을 본 투자자 비율은 0%였다.

엔비디아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 추구하는 '그래닛셰어스 2배 롱 엔비디아 데일리 ETF' 투자자는 11.23% 수익을 거뒀다. 미국 주요 배당성장주로 구성된 '슈와브 US 디비던드 에퀴티 ETF'는 평균 수익률 7.45%와 손실투자자 비율 7.14%를 기록했다. 뉴욕 증시를 대표하는 S&P500지수를 추종하는 '뱅가드 ETF'는 평균 수익률이 27.72%로 집계됐다. 국내 투자자가 유일하게 쓴맛을 본 것은 미국 장기채 하루 수익률의 3배를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20년+국채 3× ETF'였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고위험 상품을 매집한 투자자들은 지난 3일까지 21.88% 손실을 봤다. 이 상품으로 수익을 낸 투자자 비율은 9.89%에 불과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최근 미 장기채 가격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서학개미 연령대별로 선호하는 종목이 확연히 나뉘었다. 60대 이상 투자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쟁자인 마이크론을 가장 좋아했다. 해당 연령대 투자자 중 39.67%가 마이크론을 보유한 기록이 있는 등 최근 주가가 조정을 받자 저가 매수에 나선 모습이다.

50대 투자자는 절반 수준인 46.17%가 비트코인을 대량 갖고 있어 '코인 대장주'로 꼽히는 마이크로스트레티지를 보유한 적이 있었다.

40대의 최선호주는 '슈와브 US 디비던드 에퀴티 ETF'였고, 30대는 '그래닛셰어스 2배 롱 엔비디아 데일리 ETF', 그리고 20대는 '뱅가드 S&P500 ETF'였다. 국내 투자자들은 올해 '미장 러시'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1월 말 기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유 금액은 646억9354만달러(약 89조 4000억원)였으나 지난 3일에는 914억890만달러(약 126조3180억원)로 41% 급증했다.

[김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