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순방 때마다 사라진 여당 인사들···이번엔 한동훈?
국민의힘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일 때마다 윤 대통령 눈 밖에 난 여당 지도부가 정리되는 일이 반복됐다. 윤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떠나는 이번 순방 기간에도 ‘반윤석열(반윤)’이라고 공격받고 있는 한동훈 당대표 후보에 대한 친윤계 의원들의 ‘축출’ 작업이 벌어질지 주목된다.
이준석 전 대표 축출은 윤 대통령 순방 중 이뤄진 친윤계의 대표적 ‘정리 작업’ 사례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정부 출범 직후인 2022년 7월 이 대표의 성비위 의혹(증거인멸 교사·품위 유지 의무 의반)에 대해 당원권 정지 6개월 처분을 했다. 약 두달 후인 9월18일 이 전 대표가 윤 대통령을 ‘양두구육’ 등으로 비난했다며 추가 징계를 위해 윤리위를 소집했는데, 이날은 윤 대통령이 영국·미국·캐나다 순방길에 오른 날이었다. 당시 윤리위가 본래 예정된 회의보다 열흘 일찍 긴급 소집된 것은 윤 대통령이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기 전 이 전 대표에 대한 징계 절차를 끝내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 전 대표는 같은 해 10월 1년6개월 추가 징계를 받고 당대표직을 잃었다. 현직 당대표에 대한 초유의 중징계 결정의 이면에는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기현 당대표가 선출된 3·8 전당대회를 앞둔 2023년 1월17일 국민의힘 초선 의원 50여명이 당대표 출마를 고민하던 나경원 의원(당시 원외)을 비판하는 성명을 냈을 때에도 윤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스위스를 방문 중이었다. 결국 나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는데, 이 과정에서도 윤심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여권 핵심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윤 대통령은 나 전 의원이 대선 기간 자신을 적극적으로 돕지 않은 것에 대해 섭섭해했다고 한다.
김기현 대표가 2023년 12월13일 사퇴한 배경에도 해외에 있는 윤심이 영향을 미쳤다. 윤 대통령은 김 전 대표에게 총선 불출마를 하는 대신 당대표를 계속 맡아 총선을 이끌어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는 친윤계 의원들의 총선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 요구가 분출하던 때였다. 김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의 요구처럼 총선 불출마 대신 대표직을 내려놓는 길을 선택했다. 이때도 윤 대통령은 네덜란드 국빈 방문 중이었다.
윤 대통령이 해외 순방으로 자리를 비우면 윤 대통령과 불편한 인사가 사라지는 일이 반복되는 것을 두고 이 전 대표는 지난 2022년 9월15일 CBS 라디오에서 “윤 대통령이 출국하거나 어디에 가시면 꼭 그 사람들(친윤계 의원)이 일을 벌였다”고 지적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의 이번 미국 순방 기간에 한 후보에 대한 친윤계 의원들의 정리 작업이 본격화될지 주목된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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