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증시 오를 리 없다" 불신…'곱버스' 타는 개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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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2800선에 안착하며 고공행진하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주가 하락에 대거 베팅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지수 두 배 하락에 베팅하는 '곱버스'(인버스 레버리지) 상품의 개인투자자 순매수액은 1년6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가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해 코스피지수가 2년6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5일에도 이 곱버스 상품을 1194억원어치 사들였다.
개인투자자는 주로 코스피지수가 상승하는 시기에 곱버스 상품을 집중 매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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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800선 돌파 활황에도
작년 1월 이후 월간 최대 순매수
"개미들, 국장 단타 위주로 활용"
외국인, 올 들어 23兆 쓸어담아
"이번에도 상승장 수혜 독식"
코스피지수가 2800선에 안착하며 고공행진하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주가 하락에 대거 베팅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지수 두 배 하락에 베팅하는 ‘곱버스’(인버스 레버리지) 상품의 개인투자자 순매수액은 1년6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 유입되는 것과 반대로 개인투자자는 국내 증시를 외면하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인, 곱버스에 4370억원 베팅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투자자가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상장지수펀드(ETF)는 ‘KODEX200선물 인버스 2X’였다. 코스피200 선물지수를 두 배로 역추종하는 상품으로, 순매수액은 4370억원에 달했다. 2023년 1월(7108억원) 후 월간 기준 최대 규모다.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가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해 코스피지수가 2년6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5일에도 이 곱버스 상품을 1194억원어치 사들였다.
외국인은 올 들어 국내 주식을 쓸어 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주식을 22조885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금감원이 관련 수치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8년 이후 반기 기준 최대 규모다. 상장지수펀드(ETF) 주식워런트증권(ELW) 상장지수증권(ETN) 등은 제외한 결제 기준 수치다. 개인들이 같은 기간 국내 증시에서 7조3798억원 규모로 순매도한 것과 대비된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 주식 보유 비중은 3년여 만에 36%를 넘어섰다. 5일 기준 외국인 보유 주식의 시가총액 비중은 36.04%다. 코스피지수가 3200선에 근접하며 사상 최고치를 향해 오르던 2021년 4월(36.02%)과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6월(32.16%)과 비교해선 1년 만에 약 4%포인트 급증했다.
외국인 매수세는 반도체와 은행주에 집중됐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삼성전자를 10조111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날에만 3408억원 순매수세가 몰렸다. SK하이닉스 순매수액도 3조6230억원으로 집계됐다.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주로 꼽히는 KB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은 연초 대비 약 4%포인트 오른 76.28%를 기록했다.
“외국인 비중 높아지면 변동성 커질 것”
개인투자자는 주로 코스피지수가 상승하는 시기에 곱버스 상품을 집중 매수했다. ‘코스피지수가 장기적으로 오르긴 힘들다’는 판단이 깔려 있는 셈이다. 지난해 1월 코스피지수가 8.4% 오르는 동안 개인들은 KODEX200선물 인버스 2X를 7108억원어치 사들였다. 연중 신고점을 경신한 최근 한 달 사이에도 개인들은 KODEX200선물 인버스 2X를 집중 매수했다.
문제는 상승장에서도 이런 불신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3개월 기준 ‘TIGER 화장품’은 30.8% 올랐고 CJ제일제당 삼양식품 등을 담은 ‘HANARO Fn K-푸드’도 28% 상승하는 등 국내 주식형 ETF들이 수익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올 들어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주식형 ETF 상위 10개 모두 미국 주식형 상품이다. 올해 국내 증시에 상장한 ETF 중 해외 주식형 ETF에는 9조1763억원이 순유입됐는데 국내 주식형 ETF에는 8117억원이 들어오는 데 그쳤다.
하반기 국내 증시를 긍정적으로 보는 전망이 잇달아 나오는 가운데 주가 상승 수혜를 외국인만 누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개인들이 국내 증시 대표 기업들에 과도하게 단타 위주 투자를 하고 있다”며 “좀 더 중장기적인 시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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