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파괴적인 스케일의 재난 블록버스터 탄생[스한:현장](종합)
[스포츠한국 신영선 기자]
일상적인 공간을 위협하는 파괴적인 스케일의 재난 블록버스터가 극장가를 강타한다.
오늘(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이하 '탈출')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김태곤 감독을 비롯해 배우 주지훈, 김희원, 박희본, 김수안이 참석했다.
'탈출'은 짙은 안개 속 연쇄 추돌 사고가 일어나고,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에 풀려난 통제불능의 군사용 실험견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극한의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굿바이 싱글'을 연출한 김태곤 감독을 필두로, '기생충' 홍경표 촬영감독, '신과함께' 시리즈의 VFX를 담당한 덱스터 스튜디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이건문 무술감독, '1987' 한아름 미술감독 등 국내 최고의 제작진이 합류해 예측불가 전개와 실감나는 비주얼의 재난 생존 스릴러다.
주지훈이 인생 한 방을 노리는 렉카 기사 '조박' 역, 김희원은 '프로젝트 사일런스'의 책임 연구원이자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풍기는 '양 박사' 역, 박희본은 슬럼프에 빠진 프로 골퍼 유라(박주현 분)의 매니저이자 언니 미란 역, 김수안은 안보실 행정관 '정원'의 사춘기 딸 경민 역을 맡았다. 이선균은 붕괴 직전 공항대교에 갇힌 안보실 행정관 '정원' 역을 맡았다.
김태곤 감독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개봉이 많은 요즘 추세에 대해 "'탈출'은 개봉하기 위해 만든 영화"라며 "재난 스릴러 물로서 극장에서 많은 분들이 봐주시면 TV에서 보는 것보다 체감적으로 많은 걸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좋아하는 건 그런 거다. 일상적인 공간에 영화적 혹은 이상한 요소들이 작용했을 때 일상들이 어떻게 변하고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까 하는 질문을 많이 한다. '탈출' 역시 일상적인 공간이 위협적으로 다가왔을 때 관객들에게 얼마나 큰 영화적 경험을 하게 만들 수 있을까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주지훈은 엄청난 규모의 재난 블록버스터에 참여하게 된 소감에 대해 "빠른 전개와 일상적인 곳에서 일상적인 캐릭터에게 충분히 있을 법한 이야기가 버무려지는 스릴감이 좋았다. 제 캐릭터가 특히 기능적인 면이 있어서 연기하게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희원은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독특했다. 꼭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이었다. 무엇보다 저로 인해 일어난 일이라 마음이 들었다"고 농담했다. 김수안 역시 완성도 높은 시나리오를 칭찬하며 "너무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경민이의 용기 있는 모습이 저를 이끌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주지훈은 극 중 노란 머리에 껄렁한 말투 등 파격적인 캐릭터를 구축한 것에 대해 "생각의 차이인 것 같다. 망가졌다고 표현을 하시는데 저는 망가진다는 개념이 잘 없는 배우다. 어릴 때부터 여러 캐릭터들을 즐겼다. 캐릭터의 역할을 보고 극 자체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있으면 주저 없이 선택한다. 감독님들이 저를 간극이 넓은 배우로 써주셔서 늘 즐겁게 일하고 있다. 조박이라는 캐릭터가 훌륭하다고는 생각할 수 없는 생각들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그런 걸 보면서 과거 90년대쯤 그런 성격을 가진 형들이 봤던 생각났다. 가스 배달하고 그런 무서운 형들이었다. 그런 이미지들을 구현하면 캐릭터와 잘 맞지 않을까 싶었다. 헤어 메이크업을 해보다가 완성된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탈출'은 故 이선균의 유작이기도 하다. 김태곤 감독은 "선균이 형이 이 자리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그리움을 전하면서 "영화가 대교에서 벌어지는 일이기 때문에 모든 장치, 공간에 대한 이해도가 필요했다. 저도 놓쳤던 부분들을 선균이 형과 같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했다. 동선, 캐릭터 감정 등 그런 요소요소마다 매번 질문과 답을 하면서 영화 전체적인 답을 찾아갔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태곤 감독은 주연인 故 이선균의 부성애를 비롯해 등장 캐릭터들이 전반적으로 인간적인 면면을 드러내는 것에 대해 "현실에 있는 인물을 그리고 싶었다. 부성애가 짙은 인물을 처음부터 등장시켜 끝까지 간다고 하면 예상되는 인물일 거 같아 피하고 싶었다. 영화에 나오는 인물들이 옆에 있을 법한 인물이었으면 싶어서 그렇게 구축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CG는 실제 개처럼 100% 구현은 힘들다고 생각했다. 살상용으로 만들어진 개이기 때문에 영화적 허용 안에서 잘 분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실제 개보다 위협적인 모습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영화는 국내 최대 규모인 1300평 세트장을 바탕으로 300대 이상의 차량이 동원된 공항대교 추돌 사고 장면을 실감 나게 연출하고, 11마리의 군사용 실험견을 CG로 정교하게 구현해 냈다. 주지훈은 "실제 다리를 옮겨 놓은 듯한 규모의 세트장에 놀랐다.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큰 도움이 되고 고마웠다. 50미터에서 100미터 정도 되는 달리는 장면도 실제 달렸다. 사고가 난 차량이 실제 세팅되어 있으니 저절로 집중되는 현장이었다"고 감탄했다. 그러면서 "CG를 많이 해 본 배우인데도 CG 작업이 어려웠다. 없는 게 있는 것처럼 연기를 해야 하는데 저희 영화는 여러 사람이 그룹처럼 움직여야 하다 보니 서로의 시점이 다를 수 있어 그런 부분들을 배우,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김희원 역시 "세트가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느낌이었다. 실제 그 공간에 있는 느낌이라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박희본은 "세트장 덕에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을 얹은 격이었다. 경이로운 정도로 신기한 세트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김수안은 "아스팔트 위 돌가루 하나까지 진짜 같았다. 그 공간에 들어가기만 해도 제가 경민이가 된 거 같은 느낌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탈출'은 지난해 열린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고 140개국에 선판매됐다. 영화는 선공개 당시보다 러닝타임을 다소 줄여 개봉하게 됐다. 김태곤 감독은 "영광스럽게도 모든 감독님들의 꿈의 무대라 할 수 있는 칸 영화제에 상영을 할 수 있었다. 처음 관객과 호흡하며 영화를 봤는데 조금만 더 하면 완성도가 높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 그런 부분을 보강하기 위해 추가 작업을 했다"고 밝혔다.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는 7월 12일 개봉한다.
스포츠한국 신영선 기자 eyoree@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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