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공연장·극장에서 시원하게 즐겨볼까요?
18개월부터 청소년까지, 아시테지 여름축제
해외 공연 7편·국내 공연 4편 볼거리 ‘풍성’
장애아동을 위한 ‘모두의 클럽’ ‘베이비클럽’
10~14일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추천
무더위를 피해 시원한 실내를 찾게 되는 계절이다. 이번 방학에는 시원한 극장이나 공연장에서 다양한 작품의 세계를 만나는 것은 어떨까. 호기심을 자극하고 세상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작품을 대거 선보이는 여름철 국제 행사들의 막이 오른다.
어린이도 청소년도 풍성하게
7월18일(목)부터 7월28일(일)까지 서울 대학로 일대에서는 올해로 32회를 맞이한 ‘2024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이하 아시테지 여름축제)가 펼쳐진다. (사)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이하 아시테지 코리아) 주관으로 열리는 아시테지 여름축제는 매년 여름이면 대학로 일대를 무대 예술의 장으로 물들이는 대표적인 국제 축제다.
올해는 해외 공연 7편과 국내 공연 4편 등 초청작 11편이 대학로 일대 공연장에서 펼쳐진다. 18개월부터 청소년까지, 연령별로 관람하기 적합한 공연이 알차게 구성돼 있어 자녀의 나이에 따라 관람작을 선택해봐도 좋다.
‘베이비 클럽’(7월18~21일 11:00, 7월18~20일 15:00,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은 18~36개월의 영유아 관객에게 추천하는 작품이다. 네 명의 댄서들이 공간 곳곳을 누비며 어린 관객들을 무대로 초대한다. 3살 이상 아이와 함께라면 ‘사랑에 빠진 뽀메로’(7월19~21일 11:00, 15:00, 아르코꿈밭극장)와 ‘타 렌트 쇼’(7월24~25일 11:00, 15:00, 아르코꿈밭극장), ‘시포나드, 애벌레의 꿈’(7월27~28일 11:00, 15:00, 아르코꿈밭극장)을 추천한다.
‘사랑에 빠진 뽀메로’는 프랑스의 인기 동화 뽀메로 시리즈를 무대화한 작품으로, 라이브 음악과 자연의 향기가 어우러진 공연을 통해 오감을 충족할 수 있다. ‘타 렌트 쇼’에서는 타이를 대표하는 마임이스트가 독창적인 마임으로 시선을 사로 잡으며, ‘시포나드, 애벌레의 꿈’에서는 무용수가 오브제를 통해 어린이 관객을 상상의 세계로 이끈다.
4살 이상 아이에게 권장하는 작품으로는 체코에서 날아 온 ‘햇살 따뜻한 오후에 찾아온 특별한 손님’(7월25~27일 13:00, 16:00, 아르코꿈밭극장)이 있다. 원료를 만들어 그림을 그리고, 만든 그림을 전시하는 전 과정을 통해 아이들이 직접 예술가가 될 수 있는 체험형 공연이다.
유아로 성장한 5살 이상 관객을 위한 국내 작품 ‘뜀뛰는 여관’(7월20~21일 13:00, 16:00, 종로아이들극장)도 있다. 방정환이 쓴 네 편의 동화와 다섯 편의 동시를 기반으로 아이들이 함께 따라 부르고 뜀뛰기 할 수 있는 공연을 펼친다. 같은 원작을 두 개 극단의 다른 두 작품으로 만날 수 있는 ‘엉뚱이나라, 깽뚱이나라’ & ‘미련이나라(깔깔박사의 꿈)’(7월24~25일 13:00, 16:00, 종로아이들극장)는 6살 이상 어린이를 위한 작품이다. 두 작품 모두 방정환의 작품을 인형극 형식으로 풀어내면서도 ‘엉뚱이나라, 깽뚱이나라’는 종이관인형, 그림자인형, 탈인형의 형식으로 ‘미련이나라(깔깔박사의꿈)’은 막대 인형, 팝업북 종이인형, 하이브리드 인형이라는 다른 형식으로 색다름을 선물한다.
어린이극은 시시하다고 여기는 10살 이상 청소년에게는 ‘문제적 핑크’(7월19~20일 11:00, 7월18~21일 16:00,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를 추천한다. 네 명의 친구들이 타인의 평가에 대한 두려움을 알면서 발생하는 갈등을 역동적인 춤으로 풀어낸 작품으로, 혼란의 시기를 겪는 청소년들의 공감을 자아낸다.
장애 어린이 위한 공연 펼쳐져
장애가 있는 아이들도 문턱 낮은 아시테지 여름축제의 공연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아시테지 코리아와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 공동 기획한 ‘어린이를 위한 포용예술 프로젝트’ 일환으로 신경다양성 및 장애가 있는 어린이 관객을 대상으로 한 공연이 준비돼 있기 때문이다.
그중 ‘모두의 클럽’(7월23~24일 11:00, 15:00, 모두예술극장)은 ‘베이비클럽’ 공연을 관객 특성에 따라 다르게 변주해 선보이는 멀티유즈 공연이다. 4~11살 신경다양성 및 장애가 있는 어린이 관객을 대상으로 자연스러운 소통과 교감을 시도한다. 자폐부터 신경발산, 학습장애, 시각장애, 청각장애, 지체장애를 지닌 어린이와 보호자 모두에게 열려 있다.
‘빙빙빙’(7월27일 14:00, 17:00, 7월28일 11:00, 14:00, 17:00, 모두예술극장)은 시각장애인과 비시각장애인 대상으로 공연을 선보인다. 시각장애인은 48개월 이하, 비시각장애인은 36개월 이하면 관람이 가능하다. 7월27일 토요일 17시에는 시각장애인 영유아 관객 및 보호자 가족만을 위한 공연이 준비돼 있다.
워크숍과 체험 등 다양한 즐길 거리
축제를 찾은 가족 관객을 위한 워크숍 및 체험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어린이를 위한 전용 공연장으로 새롭게 단장한 아르코꿈밭극장(옛 학전소극장)과 종로아이들극장 로비에 마련된 예술라운지는 자유롭게 예술 체험을 할 수 있는 ‘예술놀이터’로 변신하며, 어린이청소년도서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연령별 추천 도서도 자유롭게 읽을 수 있다. 어린이청소년 공연 창작자를 대상으로 한 창작 워크숍, 어린이 대상 워크숍, 교사를 위한 워크숍 등 대상별 워크숍도 진행된다.
한편, 이번 여름축제부터 아시테지에서 주최하는 모든 축제에는 ‘자, 여기서 우리 함께하자! ACT NOW, PLAY HERE’라는 슬로건이 걸린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자 하는 의미가 담겼다. 슬로건처럼 여기에서 함께 즐길 수 있는 아시테지 여름축제는 인터파크 티켓, 네이버 예약, 예스24,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에서 예매할 수 있으며, 더 자세한 내용은 아시테지 코리아 누리집(www.assitejkorea.org)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여름 바다와 함께 영화 즐기기
경상도에 거주하거나 여름 휴가를 경상도로 떠나는 가족이라면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를 찾아봐도 좋다. 7월10일(수)부터 14일(일)까지, 5일간 개최되는 제9회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이하 BIKY)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올해로 19회를 맞이한 BIKY는 영화진흥위원회 지원금이 전액 삭감된 여파로 축제 기간을 5일로 줄였다. 상영작 수 역시 지난해 54개국 163편에서 34개국 113편으로 축소됐다. 하지만 실망은 이르다. 전반적인 방향 및 운영을 재정비하고 내실을 다진 덕에 볼거리는 오히려 풍성해졌다.
113편의 상영작은 연령별로 ‘BIKY 키즈’ ‘BIKY 유스’ ‘BIKY 유스 플러스’ 섹션으로 구성됐다. 연령별 섹션에 수용하기 어려운 작품들은 ‘비욘드 BIKY’를 통해 새로운 영화들의 구별을 가능하도록 했다.
올해 BIKY의 상영작들은 특히 유년의 성장통을 스크린 위에 펼치며 어린이와 청소년 관객들의 공감대를 불러 일으킬 예정이다. 상실과 유년기의 신비를 오가며 펼치는 ‘마지막 날들’, 시리아 난민 소녀가 베를린의 축구팀 일원이 되어 벌어지는 상황을 다룬 ‘축구소녀 모나’, 과거 기억을 다루는 성장사 ‘보트 피플’ 등을 주목할 만하다.
모험을 주제로 흥미로운 세계를 펼치는 ‘크리스마스 거리’ ‘코뿔소 사건 추격대’ ‘토니와 빛의 아이’와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국제경쟁 부문에서 대상을 받은 ‘메이저 톤으로’, 쉽사리 이해받기 어렵지만 진실한 사춘기 소년의 마음을 다룬 ‘어린 마음’ 등도 놓치기 아까운 작품이다.
체험과 클래스 프로그램도 즐비하다. ‘여기, 다시 영화를 만들어가다’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시네마 클래스(7월13일 14:00 , 영화의전당 시네마운틴 1층 시민친화공간)에서는 한국 영화의 현재이자 미래의 감독을 준비하는 어린이 청소년을 위한 선배들의 이야기를 마련했다. 이외에도 뇌과학자이자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이사로 재직 중인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와 ‘우리 세 사람’을 본 후 뇌과학 측면에서 이야기를 들어보는 ‘스페셜 클래스’(7월13일 토), ‘BIKY 클래식’ 섹션 상영작인 ‘태풍 클럽’ ‘이사’를 함께 감상한 후 작품에 대한 강연 이어가는 ‘BIKY 클래스’ 등 영화를 깊이 있게 관람하기를 원하는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강좌들이 마련돼 있다. BIKY 상영작 및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안내는 공식 누리집(www.biky.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은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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