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오르반 두 달 만에 회담…우크라이나 전쟁 논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하반기 유럽연합(EU) 순회의장국인 헝가리 빅토르 오르반 총리와 8일 정상회담을 열고 우크라이나 전쟁 중재 방안 등을 논의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오전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오르반 총리와 만나 “조기 휴전과 정치적인 해결책 모색은 각 당사자의 이익에 부합한다”며 “현재 중점은 ‘전장 확산 방지, 전투 격화 방지, 각 당사자 자극 방지’의 3원칙을 준수해 형세의 완화를 조속히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국제사회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의 직접 대화·협상 회복을 위해 조건을 창조하고 도움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줄곧 자신의 방식으로 적극적으로 평화 주선, 협상 촉진에 적극 나서왔다”며 “중국과 헝가리의 기본적 주장·노력의 방향은 같다”고 말했다.
오르반 총리는 베이징 방문에 앞서 지난 2일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조속한 휴전과 평화 협상을 촉구했다. 5일 모스크바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만났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옛 트위터)에 “중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평화적 조건을 조성하는 핵심 세력”이라고 올렸다.
오르반 총리의 중재 노력은 별 성과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오르반 총리의 중재 방안을 공식적으로 거부한 데다 푸틴 대통령도 휴전 협상을 위한 기존 조건을 고수하고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도이체벨레는 오르반 총리가 EU 내 협의도 없이 갑자기 러시아로 가서 푸틴 대통령을 만나 회원국들의 강한 불만을 불러일으켰다고 전했다.
중국-헝가리 정상회담은 시 주석의 유럽 3개국 순방을 계기로 지난 5월 9일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회담 이후 두 달 만에 다시 열렸다. 시 주석은 중국-헝가리 관계를 “역사상 가장 좋은 시기”라고 표현했으며 양국 관계는 ‘신시대 전천후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로 더욱 격상됐다.
시 주석은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헝가리가 중국·EU 관계의 안정적인 발전을 촉진하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해 달라고도 당부했다. EU는 지난 4일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38.1%의 고율 잠정 관세를 부과했으며 오는 11월 회원국 투표를 거쳐 최종 결정한다.
유럽 각국이 대중국 경제 의존을 줄이려고 하고 있지만 헝가리는 중국과의 경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국의 전기차 제조사 BYD는 헝가리 세게드에 전기차 생산기지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했고, 이차전지 기업 CATL은 헝가리 데브레첸에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헝가리는 지난 6월 EU 순회 의장국을 맡으면서 공식 슬로건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떠올리게 하는 ‘유럽을 다시 위대하게 ’를 발표했다. 오르반 총리는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가까운 동맹자이자 반EU 전선의 포퓰리스트로 평가된다.
https://m.khan.co.kr/world/world-general/article/202407011604001#c2b
https://www.khan.co.kr/world/europe-russia/article/202406231531001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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