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방역 천지개벽…한국판 '애플파크'가 온다

이유정 2024. 7. 8.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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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엠, 연내 착공 계획
랜드마크급 오피스 단지 구축
4차 산업혁명 관련업체 유치
미술관 등 문화 공간도 조성
인근 방배동도 대규모 재건축
하반기 방배5·6구역·삼익 분양
신흥 업무·주거지로 변신 가속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옛 국군정보사령부 부지에 축구장 13개 규모의 ‘한국판 실리콘밸리’ 개발이 본격화한다. 사업 주체인 디벨로퍼 엠디엠은 연내 공사를 시작해 2028년까지 강남의 새 랜드마크가 될 첨단오피스 타운을 완성하겠다는 목표다. 방배5구역 등 인근 재건축 사업도 속도를 내면서 노후 주거지와 서리풀공원 등에 막혀 상대적으로 뒤처졌던 방배동 일대가 신흥 업무·주거지로 탈바꿈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공원 안에 최첨단 오피스타운

8일 개발업계에 따르면 서초동 1005의 6 일대(옛 국군정보사령부 부지) 개발을 위한 합작회사인 에스비씨피에프브이(PFV)는 지난달 말 국방부로부터 1조1500억원 규모 토지 매입을 마무리했다. 서초구청으로부터 건축허가도 마쳐 연내 착공이 확실시된다. 에스비씨PFV는 현대건설 등 메이저 건설사 등을 대상으로 조만간 시공사 선정 작업에 들어갈 계획으로 전해졌다.

해당 부지는 지하철 2호선 서초역 근처 알짜 입지로 꼽힌다. 면적만 16만5511㎡로 축구장 13개 규모에 해당한다. 엠디엠과 서초구는 이 부지를 ‘한국판 실리콘밸리’이자 동남권을 대표하는 ‘친환경 문화·업무 복합 기능’ 중심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서초대로(40m)를 연결하는 서리풀 터널이 2019년 4월 개통한 이후 강남 도심 접근성이 대폭 개선됐다.

계획안에 따르면 공원을 제외한 약 9만7000㎡ 부지에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미래 산업 지구가 들어선다. 북쪽 용지에는 글로벌 비즈니스 타운(업무시설)과 공공용지를 건설해 친환경 첨단 비즈니스 허브로 조성할 방침이다. 남쪽 용지에는 블록체인·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의 입주를 유도해 테헤란로 수준의 랜드마크급 오피스 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서리풀공원에 둘러싸인 입지 장점을 살려 15층 이하 첨단 오피스 타운을 구축해 ‘한국판 애플파크’가 되도록 하겠다는 목표다.

‘트로피에셋’ 빌딩이 들어서는 것도 관심이다. 트로피에셋은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혹은 희소가치가 높은 건물로, 국내에선 연면적 6만6000㎡인 오피스를 의미한다. 개발업계 관계자는 “서리풀 개발은 충분한 바닥면적과 규모를 갖춰 4차 산업 특성에 적합한 오피스 배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기부채납(공공기여)을 통해 연면적 1만㎡가 넘는 공연장과 미술관 등 복합 문화·예술 공간도 조성한다. 헤르조그 앤 드뫼롱사가 설계를 맡은 ‘보이는 수장고’는 소장품과 미술품 복원 과정을 100% 공개하는 국내 최초의 ‘열린 미술관’으로 조성돼 2028년 개관할 예정이다.

 되살아나는 ‘전통 부촌’

서리풀 복합개발이 이뤄지는 방배동 일대는 노후 단독주택촌이 대거 새 아파트로 탈바꿈 중이다. 인근 반포동에 비해 크게 저평가받았던 방배동 일대가 서리풀 복합개발 및 대규모 재건축 등과 맞물려 위상이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하반기에만 3개 단지가 분양시장에 나온다. 현대건설의 ‘디에이치 방배’(방배5구역)가 3064가구 중 1244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삼성물산이 시공을 맡은 ‘래미안 원페를라’(방배6구역)도 총 1097가구 중 465가구 분양을 준비 중이다. 방배 삼익아파트 역시 DL이앤씨가 ‘아크로 리츠카운티’라는 이름으로 하반기 공급한다. 총 721가구 중 166가구가 일반에 나온다. 내년 이후로는 방배13구역(방배 포레스트 자이)과 방배14구역(르엘)이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고급 단독주택 단지가 몰려 있던 방배동은 학군, 대중교통, 녹지 공간 같은 입지적 장점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지하철 2호선 방배역과 4호선 이수역·사당역, 7호선 내방역 등과 가깝다. 서울고·상문고·세화고·서문여고·동덕여고 등 명문 고교도 많다. 정보현 NH투자증권 부동산 수석연구원은 “2019년 서리풀 터널 개통으로 강남 접근성이 크게 좋아진 데다 서리풀 복합개발로 업무지구 매력도 커질 것”이라며 “넓은 녹지와 우수한 학군을 갖춘 특색 있는 강남 부촌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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