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부총재 출신' 中교수…"한중일 경제협력, 美논리 벗어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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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이푸 베이징대 경제학과 교수가 미국 중심의 논리에 벗어나 한중일 경제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린 교수는 "서방은 강력해지면 상대국을 식민지화했지만 중국은 그런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일이 없을 것"이라며 "한중일 3국이 상호 신뢰를 강화하고 공동 협력해서 경제적 번영을 촉진하면서 지속적 발전을 이뤄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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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이푸 베이징대 경제학과 교수가 미국 중심의 논리에 벗어나 한중일 경제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린 교수는 2008년부터 5년간 세계은행 부총재를 지낸 중국의 대표 경제석학이다.
린 교수는 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중일 서울 프로세스'를 통해 "한중일은 지난 70년 동안 인류 경제 발전의 역사에서 기적을 만들어냈다"며 "한중일이 상호 신뢰를 강화하고 경제적 번영을 촉진하면서 격동하는 세계에서 평화로운 공존과 공동 발전의 새로운 방식을 창출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국내 민간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니어(NEAR) 재단이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윤석열 정부 초대 국가안보실장을 지낸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를 비롯해 신각수 전 주일본대사, 나카타니 겐 전 일본 방위상 등 한중일 관련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했다.
린 교수는 이날 기조연설과 패널토론을 통해 한국과 일본의 경제발전에 존경의 뜻을 표하면서도 미국의 경제·안보·통상 정책 등을 작심 비판했다. 린 교수는 그동안 세계 무역분쟁 등에 대해서도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식의 강경 대응을 주문해온 인사다.
린 교수는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의 패전국이자 인류 역사상 유일하게 원자폭탄을 맞은 나라로서 폐허에서 빠르게 경제를 회복했다"며 "한때 일본 GDP(국내총생산)가 미국의 69.6%에 달했고 당시 1인당 GDP는 미국의 1.57배였다"고 했다.
그는 "대국은 언제나 약소국들에게 우리의 정책을 따르라고 한다"며 "일본의 1인당 GDP가 미국의 1.5배가 됐을 때 미국은 일본을 위협이라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 논리대로면 중국은 영원히 미국보다 GDP가 낮아야 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 동북아는 (미국 주도 경제 질서를 벗어나는 것을) 깊이 있게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린 교수는 "미국 정부는 과거와 유사한 경제·통상 조치를 통해 중국에 대한 무역과 기술 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세계화 과정에서 만들어진 글로벌 공급망을 위협하고 있다"고 했다.
린 교수는 "미국은 '아시아 태평양으로의 복귀'라는 군사전략을 통해 중국을 봉쇄하려는 군사동맹을 구축하고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며 "이데올로기를 이용해 다른 나라들이 중국과의 관계를 끊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과 일본은 중국의 이웃이자 개혁개방 이후 중국에 가장 중요한 투자와 무역 파트너"라면서 "이런 강대국 간 '네거티브섬게임'(참가자들이 무엇을 선택해도 결과가 마이너스가 되는 게임) 속에서 아마도 중국 다음으로 (한국과 일본이) 가장 큰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린 교수는 "서방은 강력해지면 상대국을 식민지화했지만 중국은 그런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일이 없을 것"이라며 "한중일 3국이 상호 신뢰를 강화하고 공동 협력해서 경제적 번영을 촉진하면서 지속적 발전을 이뤄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성한 교수는 이날 토론에서 한중일 협력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가장 현실적이고 바람직한 2개의 삼각형은 한미일 3각관계와 한중일 3각관계가 건설적인 측면에서 서로 경쟁하는 구도"라고 했다. 또 "한중일 3국 협력 방안을 구체화하는 노력과 한미일이 그런 것에 못지 않은 포괄적인 역내 협력 어젠다(의제)를 발굴한다면 동아시아 평화와 번영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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