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이슈로 흔들리는 신재생에너지, 지금이 기회”

이경은 기자 2024. 7. 8.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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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황금손] ①김효식 삼성액티브운용 매니저

최근 여의도 증권가에서 기초 지수 대비 100% 초과 성과를 낸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가 등장해 화제다. 액티브 ETF란 펀드매니저가 일반 ETF보다 적극적으로 종목을 골라 운용하는 금융 상품을 말한다. 기초 지수를 목표로 해서 운용되지만, 매니저의 촉에 따라 성과가 크게 달라진다.

지난 2021년 5월 출시된 ‘코덱스 K-신재생에너지액티브 ETF’는 출시 후 3년간 수익률이 102%로, 같은 기간 기초 지수 수익률(-5%)을 크게 앞섰다. 현재 국내 증시에서 거래되는 액티브 ETF 212개 중 최고 성과다. 지난 5일 기준 수익률은 90.2%로 5월보다는 떨어졌지만, 기초 지수와의 격차는 95%에 달한다. 그만큼 펀드매니저의 감각과 역량이 탁월했다는 의미로, 업계에선 ‘황금 손 펀드’라고 부른다.

해당 ETF의 운용을 맡고 있는 주인공은 30대 펀드매니저인 김효식 팀장이다. 지난 2015년 증권사 애널리스트로 출발한 김 팀장은 지난 2019년부터 삼성액티브운용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틈새 영역인 ‘신재생에너지’에 초점을 맞춰 돈을 굴려 호실적을 거뒀다. 미국·유럽·일본 등 전 세계 에너지 관련 기업 200곳을 유심히 살피면서 플러스알파를 사냥한다.

김효식 삼성액티브운용 펀드매니저는 KoAct 글로벌기후테크인프라액티브 ETF도 운용하고 있다. 지난 1월 출시됐는데 신재생 에너지 등 기후 변화 관련 기업들에 투자한다./삼성액티브운용 제공

–초과 성과를 낸 비결은?

“액티브 ETF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했다. 액티브 ETF가 초과 성과를 내려면 매니저가 고군분투해야 한다. 좋은 종목을 발굴해 편입시키고, 전망이 나빠 보이는 종목은 빠르게 편출시키는 것이다. 액티브 ETF는 특히 상승장에서 더 빛을 발한다. 강세장에선 엔비디아 같은 대장주(株)가 나타나는데, 액티브 ETF는 이런 종목들의 비율을 민첩하게 늘려 초과 성과를 노린다.”

–어떤 종목들을 편입시켰나.

“작년 미래 실적을 너무 장밋빛으로 반영해 주가가 과도하게 오른 이차전지 종목들을 고가에 매도하고, 변압기와 전력 기기 등의 종목들로 전부 교체했다. 미국이 제조업을 본국으로 돌아오게 하는 ‘리쇼어링’을 하지 않았나. 하지만 미국 전력망은 1960~70년대에 지어져 매우 노후화됐다. 전력 수요가 구조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봤는데, 인공지능(AI) 열풍까지 가세하면서 투자 아이디어가 적중했다. AI 데이터센터는 ‘전기 먹는 하마’라고 부를 만큼 전력 수요가 높다.”

–美 전력 수요가 얼마나 늘어날까.

“지난 2007~2023년 미국의 발전량 증가율은 연평균 0.03% 정도였다. 하지만 2023~2028년은 연평균 4.7%로 가팔라진다. 10년 넘게 정체됐던 전력 수요가 증가하는 이유로는 제조업 리쇼어링, 전기차 확산, AI 열풍 등이 꼽힌다. 전력 수요 증가에 대비해 전력망 구축과 발전소 건설이 급증하는 추세인데, 이때 핵심 전력 설비는 안보상 이유로 중국산을 사용하지 않는다. 우방국인 일본, 한국, 대만 등에서 주로 수입하는데, 해당 기업들의 실적은 무섭게 뛰고 있다.”

그래픽=양인성

–대선은 신재생에너지에 악재 아닌가.

“지난달 열린 미국 대선 토론회를 전후로, 신재생에너지 업종의 주가가 부진해진 상황이다.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가 집권하면 신재생에너지나 전력 인프라 산업이 축소될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이다. 하지만 전력망과 발전소에 대한 투자 확대는 불가피하다. 미국은 민간 전력 회사들이 발전 설비의 70%를 소유하는 민영화된 시장이다. 민간 회사들은 경제성을 최우선으로 따지는데, 태양광, 육상 풍력, 천연가스 등의 발전 단가가 석탄보다 훨씬 싸다.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은 원자력발전소를 새로 지어 전기를 생산하는 데도 엄청난 비용이 든다.”

–주가 흐름이 부진한 지금이 기회인가.

“지난 2016년 대선 때도 신재생에너지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출렁거렸다. 하지만 실제 뚜껑을 열어 보니 기업들의 실적엔 전혀 이상이 없었다. 트럼프는 당선되면 가상 화폐와 AI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는데, 그렇다면 전력망 투자는 반드시 필요하고, 발전 단가가 저렴한 신재생에너지(태양광·풍력 등)도 반드시 활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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