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첫 기재위 업무보고, '세수결손' 공방…野 "부자감세에 나라 거덜"
22대 국회 첫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선 2년 연속 세수 결손이 현실화하고 있는 데 대한 우려가 쏟아졌다. 여야의 해법은 달랐다. 여당은 재정준칙 도입을, 야당은 부자감세 기조 철회를 주장했다.
국회 기재위는 8일 전체회의를 열고 기획재정부에 대한 업무보고를 진행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정부 집권 후 2차례에 걸쳐 세법을 개정했는데 2년 간 누적 감세액이 146조원쯤 된다"며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서 나라가 거덜나게 생겼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영진 의원도 "대기업과 부자 감세를 통한 감세가 결정적으로 세수 펑크에 기여했고 그것이 (지난해) 경제성장률 1.4% 최저성장의 이유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세수는 여러 경기 상황에 따른 것이지만 정책당국자로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올해도 세수 사정이 썩 좋지 않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재부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법인세 수입은 28조3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5조3000억원(35.1%) 급감했다. 지난해 기업실적 악화 영향이다. 법인세는 전년도 사업실적을 토대로 납부한다. 12월 결산법인 기준 대기업은 이듬해 3월과 4월, 중소기업은 3월과 4월, 5월에 법인세를 분납한다.
최 부총리는 '부자 감세' 때문에 세수 부족이 발생했다는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세제를 변경한 부분은 작년과 올해 세입예산에 모두 반영돼 있다"며 "세입 결손은 예측보다 기업들의 실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반면 야당은 부자감세 프레임으로 정부를 쏘아 붙였다. 임광현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정부의 부자감세 행진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에서 그 절정을 이루고 있다"며 "(금투세는)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원칙에서 볼 때 당연히 도입돼야 하는 세금"이라고 말했다.
여당 역시 세수 문제를 지적했지만 초점은 재정준칙 도입에 맞춰졌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세수 문제는 좀 더 유념해 경제 운용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하기 때문에 (재정준칙 도입을 위한) 국가재정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정준칙은 GDP(국내총생산)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3% 이하로 유지하고 국가채무비율이 60%를 초과할 경우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2% 이하로 관리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한편 최 부총리는 세수 부족에 따라 일각에서 제기되는 담배 가격 및 부가가치세 인상설과 관련해 "현재 정부가 (증세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야당은 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추진하고 있는 '전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등 민생회복을 위한 정부 재정 역할의 확대를 요구했다. 최기상 민주당 의원은 "가난의 대물림을 끊어내는 게 정부 역할"이라며 "일부 부자 말고 중산층을 위한 정책을 한다는 신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정부가 말하는 재정건전성은 기업의 CFO(최고재무책임자)처럼 냉혈한 게 아니고 재정의 지속가능성에 관한 것"이라며 "현재 가난한 분들 등의 인간의 존엄성에 눈 감고 재정건전성을 지키겠다는 건 결코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생회복지원금과 관련, "전국민을 대상으로 현금을 지급하는 정책보다는 어려운 계층에 맞춤형으로 정부가 최대한 노력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가 최근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시행을 당초 이달에서 9월로 연기한 것과 관련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결과적으로 가계대출 한도를 줄이는 제도가 시행을 목전에 두고 연기되면서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기조가 바뀐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 서울 집값이 오르고 가계대출이 증가하는 가운데 나온 연기 조치여서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이에 대해 최 부총리는 "소상공인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제도에 새로운 변화를 주고 있는데 이 부분의 연착륙을 위해 금융위원회에서 미세조정을 한 것"이라며 "큰틀에서 가계부채를 엄밀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달 이후 2단계) 스트레스 DSR을 그대로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안재용 기자 po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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