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만 개선…고공행진 분양가에 청약시장 온도차 '뚜렷'
분양가 상승에 옥석가리기 심화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아파트 분양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서울과 지방의 청약시장 온도차가 극명히 나타나고 있다. 서울은 세자릿수 경쟁률이 나타나고 있지만 지방은 미분양 단지가 쌓이고 있다.
8일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에서 아파트 일반분양 1순위 평균 경쟁률은 105.8대 1을 기록했다. 분양된 668가구 모집에 7만2790명이 몰렸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51.86대 1, 하반기 58.31대 1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높은 경쟁률이다.
서울에서는 1순위 청약에 약 500대 1의 경쟁률이 나타났다. 서울 내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단지는 지난달 서울 광진구 구의동에 공급된 '강변역 센트럴 아이파크'로 1순위 경쟁률이 494.11대 1에 달했다. 지난 2월 서초구 잠원동에서 분양한 '메이플자이'가 442.32대 1의 경쟁률로 뒤를 이었다.
이와 달리 전국 평균 경쟁률은 크게 내렸다. 전국의 경우 144개 단지에서 6만943가구 모집에 37만8894명이 청약했다. 평균 경쟁률은 6.22대 1 수준이다. 지난해 하반기 12.3대 1에서 절반가량 내렸다. 지방의 저조한 청약 결과가 전국 단위의 경쟁률을 끌어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지방 가운데 부산, 대구 등 지방 광역시 1순위 평균 경쟁률은 1.46대 1로 지난해 4.22대 1보다 대폭 내렸다. 대전은 0.62대 1에 그쳤다. 미분양 가구가 많은 곳으로 알려진 대구도 1.11대 1로 저조한 경쟁률을 나타냈다. 서울을 제외한 경기와 인천에서도 청약 열기가 식었다. 경기도의 1순위 경쟁률은 2.31대 1에 그쳤고 인천도 3.87대 1을 나타냈다.
미분양 아파트는 6개월째 쌓이고 있다. 국토교통부 집계를 보면 지난 5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2129가구로 전월 대비 0.2% 늘었다. 인천에서 0.7% 증가했고, 지방에선 부산, 전남, 대전 등에서 26가구 쌓였다.
소위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 수는 1만3230가구로 전월 1만2968가구 대비 2.0%(262가구) 증가했다. 지난해 7월부터 약 1년간 쌓이는 추세다. 수도권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424가구로 전월 대비 1.9% 증가했으며, 지방은 1만806가구로 2.0% 늘었다.
저조한 청약 분위가와 달리 시장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분양전망지수는 올해 1월 69.9에서 6월 83.0으로 높아진 상태다. 서울 일부 지역의 매매가격이 상승 전환하고,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분양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감도 증가한 것이다.
다만 고분양가 부담으로 수요가 한정적인 지방은 회복세가 더딘 것으로 풀이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집계한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전국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당 557만4000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13.98% 상승했다. 수도권은 ㎡당 785만6000원으로 같은 기간 16.61%, 기타 지방은 ㎡당 441만8000원으로 11.07% 각각 올랐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리드는 "하반기 분양시장은 물량이 대거 몰린 만큼 경쟁력을 갖춘 곳에 청약자가 쏠리는 옥석가리기가 계속될 전망"이라며 "수도권은 치솟는 분양가 부담으로 가격 경쟁력에 따라 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겠으나, 지방의 경우 수요층이 한정적인 상태에서 적체된 미분양 물량과 새 아파트 청약으로 선택의 폭까지 넓어져 청약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한편 하반기에는 전국 약 20만가구가 공급될 전망이다. 직방 집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아파트 분양예정 물량은 전국 222개 단지, 19만3829가구다. 수도권 10만8675가구, 지방 8만5154가구 공급된다. 이달 2만8323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며, 이후 8월 2만684가구, 9월 1만9723가구 순으로 공급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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