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 Now] 中자화자찬과 한국의 에너지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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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녹색산업이 수년간의 육성 끝에 전 세계적으로 우위를 점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태양광·풍력·원자력발전의 설비용량은 세계 최대 규모"라며 "현재 중국의 전체 설비용량의 절반 이상이 재생에너지"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과잉생산'이라며 중국 전기차·태양광 산업을 지적한 것도 중국 녹색산업의 빠른 성장과 무관치 않다.
과잉생산에 대한 시시비비를 떠나 분명한 사실은 중국의 에너지 전환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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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전환 계획 일사천리
한국은 수시로 정책 뒤바꿔
中에 전기차 등 안방 내줄판
이대론 산업 경쟁력은 물론
에너지 안보까지 위협 당해
"중국의 녹색산업이 수년간의 육성 끝에 전 세계적으로 우위를 점하게 됐습니다."
지난달 중국 다롄에서 열린 하계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에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자신 있게 말했다. 그리고 "태양광·풍력·원자력발전의 설비용량은 세계 최대 규모"라며 "현재 중국의 전체 설비용량의 절반 이상이 재생에너지"라고 강조했다.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에너지 전환의 속도가 그 어떤 나라보다 빠르다는 점을 자부한 것이다.
녹색산업은 올해 하계 다보스포럼의 핵심 주제다. 3일 동안 녹색산업과 연관된 세션은 10여 개나 열렸고, 세션마다 많은 참석자들이 몰리며 인기를 실감케 했다. 그만큼 세계 녹색산업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크다는 의미다. 한국에서도 정부 인사인 김상협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장과 관련 사업 비중이 큰 SK·LG·GS그룹의 고위 임원들이 참석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과잉생산'이라며 중국 전기차·태양광 산업을 지적한 것도 중국 녹색산업의 빠른 성장과 무관치 않다. 과잉생산에 대한 시시비비를 떠나 분명한 사실은 중국의 에너지 전환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규모 태양광·풍력발전단지 조성, 재생에너지를 실어나를 전력망 구축,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는 원전 건설까지 일사천리다.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반대에 부딪혀 수시로 계획이 틀어지는 한국과는 대조적이다. 태양광·해상풍력발전단지나 송배전망 건설은 주민과 시민단체의 반발에 발목을 잡히기 일쑤이고, 원전 건설은 정권이 바뀌면 또 어떻게 달라질지 알 수 없다. 문제는 이 와중에 벌어지고 있는 한중 간 에너지 전환의 격차가 국가 경쟁력 차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일례로 중국은 규모의 경제를 내세워 한국의 전기버스 시장을 장악했다. 지난해 중국산 전기버스의 시장 점유율은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근처에 보이는 전기버스 2대 중 1대가 중국산이라는 얘기다. BYD나 지리 등 중국 전기차 업체들도 앞다퉈 '고급화' 전략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한다는 출사표를 내놓고 있다. 한국 태양광 시장은 중국산에 잠식당한 지 오래고, 해상풍력 시장에서도 사업성 제고를 이유로 저렴한 중국산 부품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머지않아 중국에 안방을 내줄 것"이라는 하소연이 끊이지 않고 있다.
중국은 세계 경제와 이슈를 주도하기 위해 매년 하계 다보스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그래선지 올해 포럼 현장에서도 전반적으로 '자화자찬'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그럼에도 중국 녹색산업의 가파른 성장세에는 고개가 끄덕여졌다. 의심의 여지도 없었다. 오히려 이대로 가다간 산업 경쟁력뿐 아니라 에너지 안보까지 중국에 위협당할 수 있다는 걱정이 앞섰다.
[송광섭 베이징 특파원 song.kwangsub@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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