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 사상자 낸 ‘부산 빌라 칼부림’ 사건…원인은 반려견 악취?

입건된 가해 남성 중태…피해 남성과 딸은 각각 사망·부상
반려견 악취 문제로 말다툼 벌였다는 주민 진술

(시사저널=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경찰 로고 ⓒ연합뉴스

경찰이 부산의 한 빌라에서 초등학생 1명을 포함해 총 3명의 사상자가 나온 '부산 빌라 칼부림' 사건 관련 수사에 착수했다. 다만 피해  남성은 사망하고 가해 남성도 중태에 빠져 사건 경위 등 파악에 난항을 겪는 모양새다.

8일 경찰에 따르면, 부산경찰청은 살인 혐의를 받는 60대 남성 A씨를 입건할 예정이다.

사건은 지난 5일 오후 6시36분쯤 부산 북구 구포동의 한 빌라에서 발생했다. A씨와 40대 남성 B씨, B씨의 초등생 딸 C양이 흉기에 찔린 채 발견된 것이다. 발견 당시 심정지 상태였던 B씨는 끝내 사망 판정을 받았고, A씨 또한 현재 중태에 빠져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C양의 경우 생명엔 지장이 없으나, 정신적 충격이 커 사건 당시를 기억해내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에 따르면, A씨와 사망한 남성 B씨는 2년 전까지 같은 빌라에 거주했다. 앞서 A씨는 B씨의 집 아래층인 70대 지인의 집에서 약 10년간 함께 살았는데, 약 4~5년 전부터 B씨가 베란다에서 반려견을 키우기 시작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A씨가 B씨에게 배설물 악취로 인한 고통을 호소했고, 이와 관련해 두 사람이 종종 말다툼을 벌였다는 게 주민들의 진술이다.

두 사람의 갈등은 2022년 10월쯤 A씨가 지인의 집을 떠나면서 일단락되는 듯 보였다. 다만 여전히 B씨의 집 아래층에 거주하던 A씨의 지인은 꾸준히 악취 관련 고통을 호소하며 작년엔 경찰에 신고까지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 달에 2~3번쯤 지인의 집을 방문했던 A씨 또한 이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범행 당일 또한 A씨가 지인의 집을 방문했던 날이었다. 경찰은 A씨가 당시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을 나오던 B씨 및 C양과 마주쳤고, 길이 35㎝의 흉기를 휘둘러 범행한 후 자해한 것으로 추론한다. 해당 흉기에선 A씨의 지문이 검출됐다.

다만 사건 현장을 직접적으로 비추는 CCTV가 없어 범행이 촉발된 직접적인 경위는 아직 미궁으로 남아있다. 피의자 A씨 또한 현재 중태를 입은 채 병원 치료를 받고 있어 사실상 수사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경찰은 A씨의 주변인 탐문,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정신병력 등 수사를 통해 사건 경위를 구체화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