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ORPG는 이제 그만"…韓게임사들, 새로운 장르 '도전'

김가은 2024. 7. 8.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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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엔씨·카카오게임즈, 루트슈터·RTS 등 도전
확률형 아이템 없애고 배틀패스·스킨만 유료로
"글로벌 시장 공략 위한 다양한 시도 진행 중"

[이데일리 김가은 기자]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새로운 장르에 대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그간 주류였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서 벗어나 다양한 장르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모습이다.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사진=넥슨)
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최근 넥슨, 엔씨소프트(036570), 카카오게임즈(293490) 등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기존에 개발하지 않았던 루트슈터,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RTS) 등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장르 뿐만 아니라 수익모델(BM) 또한 확률형 아이템 기반이 아닌 다른 방식을 선택했다.

최근 넥슨이 출시한 ‘퍼스트 디센던트’가 대표적이다. 퍼스트 디센던트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인기가 높은 루트슈터 장르다. 슈팅과 역할수행게임(RPG) 요소를 결합한 점이 특징이다. 슈팅과 RPG 역량을 동시에 보유해야 하는 만큼 개발 난이도가 높다. BM은 캐릭터를 꾸밀 수 있는 치장 중심의 스킨과 배틀패스로 구성돼 있다. 대부분의 아이템은 플레이를 통해 얻을 수 있다.

해외시장에서도 오랜 시간 흥행작이 없던 루트슈터 장르에서 넥슨은 출시 첫날 13개국 매출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글로벌 PC 플랫폼 스팀(Steam)에 따르면 퍼스트 디센던트는 이날 독일, 미국, 일본, 프랑스 등 북미와 유럽 주요 국가에서 여전히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동시 접속자 수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날 3시59분 기준 퍼스트 디센던트는 최다 동시접속자 수 26만4860명을 유지하고 있다.

넥슨은 다른 장르에 대한 도전도 준비 중이다. 먼저 연내 출시 예정인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극악의 난이도로 이용자가 각종 패턴과 규칙을 학습해야 하는 ‘다크소울’류다. 또 넥슨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에서는 좀비 서바이벌 익스트랙션 게임 ‘낙원’을 개발 중이다.

체질 개선에 집중하고 있는 엔씨 또한 장르 다변화에 힘을 쓰고 있다. 지난달 27일 엔씨는 난투형 대전 액션 게임 ‘배틀크러쉬’를 ‘얼리액세스(앞서 해보기)’로 출시했다.

배틀크러쉬는 엔씨가 선보인 첫 번째 닌텐도 기반 콘솔 게임이다. 엔씨는 배틀크러쉬를 글로벌 100개국에 출시하면서 모바일과 닌텐도 스위치, 스팀 간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했다. 각 국가별로 선호하는 기기를 모두 지원하기 위한 전략이다. 게임 플레이와 BM에서도 변화를 줬다.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 짧은 플레이를 구현함과 동시에 시간이 갈수록 지형이 좁아지는 ‘배틀로얄’ 요소를 접목했다. BM은 캐릭터를 꾸밀 수 있는 스킨과 배틀패스로 구성했다. 특히 캐릭터의 경우 유료로 구매하지 않아도 플레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아이템으로 제작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외에도 엔씨소프트는 수집형 RPG를 재해석해 턴제 전투를 접목한 스위칭 RPG 신작 ‘호연’과 RTS 게임 ‘택탄’을 개발 중이다. 두 게임 모두 테스트 단계에 접어들어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RTS 장르 출사표를 낸 카카오게임즈(293490)는 과거 ‘스타크래프트1’의 영광을 다시 찾아오겠다는 포부다. 카카오게임즈는 글로벌 게임사 블리자드 출신들이 설립한 ‘프로스트 자이언트 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RTS 신작 ‘스톰게이트’를 국내에 서비스한다. 스톰게이트는 RTS 장르가 낯선 MZ세대 등 새로운 팬층을 확보하기 위해 △퀵 매크로 △인공지능(AI) 버디봇 등 시스템을 탑재했다. 또 누구나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스팀에서 무료로 출시될 예정이다.

카카오게임즈는 RTS 게임이 사업이나 수익성 측면에서 매우 어려운 장르라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을 결정하게 된 이유는 최근 MZ세대들이 스타크래프트1의 ‘유즈맵’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고 있어서다. 유즈맵은 이용자들이 맵과 규칙 등 시스템을 마음대로 설정해 자신만의 게임을 만들 수 있는 기능이다. 스톰게이트에도 이 같은 기능이 탑재될 예정이다. 궁극적 목표로는 e스포츠화를 꼽았다. 카카오게임즈는 올 연말부터 글로벌 챔피언십을 진행할 계획이다.

국내 게임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게임시장을 공략하려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시스템과 BM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며 “기존에도 글로벌향 게임을 출시했었지만 확률형 아이템 기반 BM 등을 완전히 제거한 것은 아니었던 만큼, 여러 방면에서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가은 (7rsilve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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