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3국, 상시적 안보 대화 채널 만들어야”

박민희 기자 2024. 7. 8.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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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과 보호주의 심화 등으로 국제정세가 불안정해지는 속에서 한중일 전문가들이 모여 3국 간 소통 강화와 신뢰 증진 방안을 모색했다.

싱크탱크 니어재단이 8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제6차 니어(NEAR) 한중일 서울 프로세스'(사진)에는 신각수 전 외교부 차관, 린이푸 전 세계은행 부총재, 나카타니 겐 전 일본 방위상 등 한중일 3국의 외교·안보, 경제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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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어재단 한중일 전문가 토론회
박민희 선임기자

미-중 갈등과 보호주의 심화 등으로 국제정세가 불안정해지는 속에서 한중일 전문가들이 모여 3국 간 소통 강화와 신뢰 증진 방안을 모색했다. 싱크탱크 니어재단이 8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제6차 니어(NEAR) 한중일 서울 프로세스’(사진)에는 신각수 전 외교부 차관, 린이푸 전 세계은행 부총재, 나카타니 겐 전 일본 방위상 등 한중일 3국의 외교·안보, 경제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신각수 전 차관은 기조연설을 통해 “퇴역 장성들의 대화 플랫폼부터 시작해 한중일 3국 군 수뇌부 간 소통 채널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북핵 위협, 미중 경쟁으로 지역의 전략적 지형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며 한중일 3국이 정치 안보 분야에서도 협력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전 대사는 “우발적인 사건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핫라인뿐 아니라 상시적 안보 대화 채널도 만들어야 한다”며 “낮은 수준의 신뢰 구축 조치부터 우선 시작해 진전 정도에 따라 점차 높은 수준의 조치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은행 부총재를 역임한 린이푸 베이징대 교수는 대만해협을 비롯해 동북아 정세가 악화되는 책임은 미국에 있다면서 ‘중국은 패권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는 중국 정부의 입장을 강조했다. 린 교수는 “미국이 군사동맹을 통해 중국을 봉쇄하려 하면서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등에서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며 “동북아·아태지역의 가장 큰 위협은 서구 패권국들이 중국도 강해지면 패권을 추구하고 다른 나라를 통제·약탈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카타니 겐 전 일본 방위상은 “세계는 신냉전의 시대로 접어들었고 21세기의 세력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한중일이 협력을 강화해 이 지역과 세계 평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민희 선임기자

지정학적 갈등과 상관없이 3국 간 안정적인 공급망 협력이 이뤄져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이주인 아츠시 일본경제연구센터 수석연구원은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3국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면서 “이미 세 나라가 참여하고 있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보다 더 높은 수준의 자유무역협정에 합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정학적 갈등이 고조되는 경우에도 3국 간에는 자유무역 원칙과 최혜국 대우 원칙을 견지한다는 보장이 중요하다”며 “글로벌 제조업 1·3·6위 국가인 한중일이 과잉 설비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서도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은 “세계 안보 전문가들은 가까운 시일 내에 한반도, 대만해협과 동중국해, 남중국해에서 현재 다른 지역에서 촉발된 위기와 비슷한 비상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다”며 한중일의 신뢰 회복과 위기관리 메커니즘 정착 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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