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선균 유작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여름-재난물=0 [ST종합]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여름엔 재난물이다.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가 칸 상영 이후 재정비 기간을 거쳐 1년 만에 국내 관객들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2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연출 김태곤 감독·제작 CJ ENM SUTDIOS 블라드스튜디오')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려 김태곤 감독, 배우 주지훈, 김희원, 박희본, 김수안이 참석했다.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는 짙은 안개 속 연쇄 추돌 사고가 일어나고,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에 풀려난 통제불능의 군사용 실험견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극한의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날 김태곤 감독은 "제가 좋아하는 류의 영화를 돌이켜보고, 제가 만들고 싶은 톤과 이야기를 보면 일상적인 공간에 영화적인 요소들이 작용했을 때 어떤 일상들이 변화하고 관객들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하는지 생각해봤다"며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역시 일상적으로 우리가 공항에 갈 때 지나가는 공간이 변질되고 위협적으로 다가왔을 때 얼마나 더 영화적 체감을 느끼게 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 안에 인간 군상의 이야기를 그려내면 더 재밌고, 공감하실 수 있지 않을까 했다"고 기획 과정을 설명했다.
레카 기사 조박 역의 주지훈은 "저는 시나리오를 봤을 때 빠른 전개와 일상적인 곳에서 일상적인 캐릭터와 그럴 수 있을 법한 이야기가 버무러지면서 긴장감과 스릴감이 다가왔다"며 "제 캐릭터는 어느 정도 기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연기하면 재밌을 것 같았다"고 참여 과정을 밝혔다.
박사 역의 김희원은 "이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굉장히 신선하고 독특하게 느껴졌다. 꼭 일어날 법한 느낌이 있었다. 저로부터 시작된 일이라 그게 마음에 들더라. 그래서 하게 됐다"고 말했다. 미란 역의 박희본은 "저는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 이 재난을 어떻게 시각화할지 궁금하면서, 한편으론 기대됐다. 많은 캐릭터들이 사력을 다하는 장면들이 많았다. 연기할 때 사력을 다하는 건 어떤 느낌일지, 어떻게 할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궁금증이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경민 역의 김수안은 "저는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너무 재밌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너무 재밌기도 했고, 경민이의 용기있는 모습이 저를 이끌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는 정식 개봉 전인 지난해 제76회 칸 국제 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공식 초청된 바 있다. 이어 1년간 재정비 기간을 거쳐 올 여름 국내 관객들을 찾아오게 됐다.
첫 상영 이후 추가 편집 과정을 거친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에 대해 김태곤 감독은 "모든 감독들의 꿈의 무대 중 하나인 칸 영화제에서 상영할 수 있었다. 처음으로 관객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자리였다"며 "저 뿐만 아니라 관계자분들 역시 조금 더 노력하면 몰입도를 더 높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후반 작업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또한 김 감독은 "호흡을 조금씩 더 짧게, 신을 전개하다 보니까 러닝타임이 줄어들게 됐다. 칸에서 보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감정이 과잉됐던 부분들에 대해서도 정리를 하면서 러닝타임이 줄어들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주인공 차정원 역을 맡은 주연 배우 故 이선균이 지난해 12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던 중 세상을 떠났다.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는 그의 유작이 됐다.
김태곤 감독은 "이선균이 이 자리에 있었으면 참 좋았겠다는 생각을 한다. 영화를 준비할 때부터, 현장에서도 이 대교에서 벌어지는 일이기 때문에 장치들이나 공간에 대한 이해도가 필요했다. 저도 놓쳤던 부분들을 이선균이 같이 머리 맞대면서 동선이나 캐릭터의 감정선들에 대해 논의했다"고 회상했다.
이선균과 부녀 호흡을 맞춘 김수안은 "이선균 선배 도움을 많이 받았다. 경민이가 어떻게 보면 날카로운 말도 많이 하고, 자유분방하지 않냐. 저도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도록 많이 풀어주셨다. 덕분에 제가 조금 더 자유롭고, 편안하고, 즐겁게 연기하면서 촬영에 임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는 12일 개봉한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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