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참사 원인 ‘리튬 1차전지 파열’, 군에서 10년간 92건 발생
23명의 목숨을 앗아간 ‘화성 아리셀 참사’의 원인인 리튬 1차전지 파열사고(화재·폭발)가 최근 10년간 군에서 92건이나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28건은 리튬전지를 단순히 보관하던 중 일어났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국방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각 군에서 발생한 리튬 1차전지 파열사고는 92건이다. 육군이 84건, 해병대가 8건이고 공군·해군은 사고가 없었다.
리튬 1차전지는 일회용이긴 하지만 작동 전압과 에너지 밀도가 높아 최장 20년까지 쓸 수 있다. 사용할 수 있는 온도 범위도 넓어 추위나 더위에도 고출력을 필요로 하는 통신장비 전원으로 많이 쓰고, 군에서 무전기 전원 등으로 사용한다. 참사가 발생한 아리셀은 군에 리튬 1차전지를 납품하던 업체다.
군에서 발생한 사고 내용을 보면 야전용 무전기나 교환기 등 각종 장비에 리튬전지를 부착해 사용하던 중 일어난 사고가 59건이었다. 단순히 리튬전지를 보관하던 중 화재나 폭발이 발생한 경우도 28건이었다. 28건의 ‘보관 중 파열’ 사례는 사용 후 전지 보관 중 사고가 13건, 신품 보관 중 사고가 12건, 기타 3건(보관 중 누액 3건)이었다.
군에서 발생한 보관 중 사고 사례는 리튬 1차전지 사고가 제조 공정이 아니라 완제품 포장이나 에이징(전해액 분산까지 보관하는 공정) 단계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용우 의원은 “최근 10년간 군에서 28건이나 단순 보관 중 화재·폭발사고가 발생했는데도 정부가 군용 리튬 1차전지를 제조해 대량 적재하는 사업장에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을 예측하지 못한 것이 이번 참사의 핵심 원인”이라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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