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3사 '전기차 전용'으로 악재 뚫는다
해상운임 상승·수요 둔화 겹쳐
고부가 타이어 판매로 돌파 나서
실적 호조를 보여온 국내 타이어 3사(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해상 운임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는 데다 글로벌 타이어 수요도 둔화하고 있어서다. 국내 타이어 3사는 전기차용 타이어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늘려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해운 운임 12주 연속 상승
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타이어 3사는 해상 운임 상승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타이어 제품은 유럽과 북미 등 주요 시장에 수출하는 비중이 높아 해상 운임 상승이 비용 부담으로 이어진다. 글로벌 현물 해상운임 수준을 보여주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5일 기준 3733.80을 기록하며 13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 3사의 해외 매출 비중은 80%가 넘는다. 특히 해외 비중이 90%에 달하는 넥센타이어는 올해 1분기에 운송비로 637억원을 썼다. 지난해 1분기(549억원)보다 100억원 가까이 더 든 것이다. 넥센타이어가 생산한 타이어는 작년 1분기 1027만 개에서 올해 1분기 1096만 개로 증가했다. 생산 개수는 6.7% 늘었는데 비용은 16%나 급증한 셈이다.
다른 회사 사정도 비슷하다. 금호타이어의 운반비도 올해 1분기 775억2200만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750억9700만원에서 20억원 늘었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운송 계약을 새로 맺을 때마다 비용이 껑충 뛴다”며 “이러다간 타이어를 팔수록 손실이 나는 구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타이어업체 A사는 눈덩이처럼 불어난 물류비용을 만회하기 위해 납품 단가를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에 일단 유보했다.
타이어 수요가 둔화하고 원재료 가격이 상승한 것도 발목을 잡는다. 미쉐린타이어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글로벌 신차용(OE) 타이어 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했다. 지역별로 보면 유럽에서 14% 줄었고 미국에서는 3% 감소했다. 중국에서만 9% 늘었다. 게다가 천연고무 가격은 최근 t당 1555억달러까지 상승해 연초보다 60% 넘게 올랐다.
○전기차 타이어 판매에 집중
이에 타이어 3사가 하반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수 있을지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타이어 3사는 1분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한국타이어는 올해 1분기 무려 108.8% 증가한 398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금호타이어는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167% 급증한 1456억원으로 역대 1분기 최대 실적을 냈다. 넥센타이어는 1분기 영업이익이 4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7.3% 늘었다.
타이어 3사는 돌파구를 찾기 위해 전기차 및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용 고인치 타이어 등 고부가가치 타이어 판매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실적 효자 역할을 하는 전기차 타이어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올해 완성차에 공급하는 신차용 타이어 가운데 전기차 타이어 매출 비중을 지난해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은 25%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약 9%에서 올해 16% 이상으로 높여 잡았다. 넥센타이어는 올해 10%, 2027년에는 30%까지 전기차 타이어 비중을 확대한다는 목표다. 전기차 시장은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현상을 겪고 있지만, 이미 판매된 전기차의 타이어 교체 주기가 돌아오고 있어서다. 한국타이어는 전기차용 타이어 브랜드 ‘아이온’, 금호타이어는 ‘이노뷔’를 최근 잇달아 선보이며 전기차용 타이어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정용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교체용 타이어(RE) 중심으로 호황이 지속되고 있다”면서도 “타이어업체들은 운임 계약 구조를 장기로 변경해 아직 운임 부담이 원가에 반영되고 있지 않지만, 하반기 비용 방향성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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