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오르는 데 왜 너만···’ 8000만원대 무너진 비트코인에 속타는 코인개미

김경민 기자 2024. 7. 8.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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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한달 전만 해도 개당 1억원대에 근접했던 비트코인의 가격이 속절없이 하락하고 있다. 10년 전 파산한 거래소의 비트코인이 시장에 풀릴 것이란 수급 우려가 가격을 끌어내리면서 국내 거래소에선 개당 8000만원선도 무너졌다. 미국 증시는 물론 국내 증시도 연중 신고가를 경신하는 와중에 가상자산만 나홀로 수익률이 ‘역주행’을 하고 있다.

8일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에서 비트코인은 오후4시6분 기준 전날보다 1.93% 하락한 7920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오전에는 비트코인의 개당 가격이 7700만원선, 글로벌 시장에선 5만4000달러선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지난 5월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호재에 힘입어 개당 500만원을 넘겼던 이더리움 가격도 같은 날 404만3000원까지 하락했다.

최근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둔화하며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커지고 있음에도,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세를 보이는 것은 비트코인 물량이 대거 시장에 풀릴 것이란 수급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2014년 파산한 일본 가상자산거래소 마운트곡스는 파산 이후 약 14만개의 비트코인을 되찾아 채권자에게 이달부터 10월까지 상환하기로 했다. 비트코인의 전체 유통량 대비 마운트곡스 상환량은 0.7%에 불과하지만 채권자가 차익실현에 전량매도에 나설 경우 (5만5000달러 기준) 시장에 약 77억달러(10조6160억원) 상당의 비트코인이 풀릴 수 있는 만큼 가격의 하방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최근엔 독일 정부도 보유한 비트코인을 대거 매도할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시장에선 미국 증시의 인공지능(AI)랠리도 가상자산 가격 하락에 영향을 줬다고 보고 있다. 가상자산은 부진한 반면, 미 증시는 고공행진을 이어가다보니 가상자산으로 갈 유동성이 증시로 쏠렸다는 것이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나스닥 빅테크 종목들은 끝없이 상승하며 유동성을 흡수하는 중”이라며 “비트코인 ETF로 유입됐던 자금이 이탈하며 내림세가 지속되고 이로 인해 다른 가상자산 가격도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한 달간 비트코인 가격은 20% 하락한 반면, 연고점을 경신한 나스닥지수는 물론 코스피50지수도 10.41%(5일 기준)나 올랐다. 상대적으로 가상자산의 투자메리트가 떨어진 셈이다.

웹3컨설팅 업체 디스프레드에 따르면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와 업비트 등 국내 5대 거래소를 합친 월별 총거래량은 3월 1조6600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줄곧 하락해 6월에는 3672억달러에 그쳤다. 총거래량에서 국내 거래소가 차지하는 비율도 3월 32.6%에서 9.7%까지 하락했다. ‘코인개미’들이 가상자산에서 눈을 돌렸다는 의미다. 가상자산거래소 관계자는 “비트코인 가격이 지지부진하고 엔비디아 등 주식이 급등한 것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며 “요즘은 알트코인(비트코인 제외한 나머지 가상자산)도 부진하다보니 투심이 살아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마운트곡스 발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진 부진한 가상자산의 흐름이 반전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르면 이달부터 이더리움 현물ETF 거래가 시작될 수 있다는 점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 센터장은 “확실한 악재가 없으니 악재가 해소되지도 않는다”며 “현재의 조정장이 어떻게 변할지는 이더리움 ETF 최종 승인 후 상황을 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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