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된 한국, 온전히 누리시길 바랍니다" 존댓말 위로 건넨 판사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 박준석)는 지난달 20일 1980년대 서울남부지역노동자동맹(남노련) 사건에 연루됐다가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A씨 등 두 사람의 판결문에 "피고인들은 우리 사회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고초를 겪으셨습니다"라며 이렇게 적었다.
평어체로 판결문을 적는 관행에 비춰 보면 재판부가 높임말로 위로를 건넨 건 피고인들이 실형 선고 37년 만에 진행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걸 감안해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평어체 판결문에서 이례적 '존댓말'
"이 판결로 불행했던 과거의 족쇄에서 완전히 벗어나 민주화된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를 온전히 누리시기 바랍니다."
남노련 재심 판결문에서 박준석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 박준석)는 지난달 20일 1980년대 서울남부지역노동자동맹(남노련) 사건에 연루됐다가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A씨 등 두 사람의 판결문에 "피고인들은 우리 사회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고초를 겪으셨습니다"라며 이렇게 적었다. 평어체로 판결문을 적는 관행에 비춰 보면 재판부가 높임말로 위로를 건넨 건 피고인들이 실형 선고 37년 만에 진행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걸 감안해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A씨 등은 1986년 남노련에 가입한 뒤 그 산하 교육조직인 노동자해방사상연구회에서 사상학습을 하며 북한 활동에 동조한 혐의(국가보안법과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위반) 등으로 기소됐다. 1심과 2심에서 각각 징역 1년 6개월에 자격정지 1년, 징역 1년에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았다. 피고인들은 2020년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 역시 재심 사유를 인정해 지난해 5월 재심 개시 결정을 했다.
검찰도 재심 재판 과정에서 과거 신청됐던 증거들을 모두 철회하고 두 사람에게 무죄를 구형했다. 재판부 역시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면서 재심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면서 판결문 마지막 장에 '맺으며'란 제목의 문단을 추가해 존댓말로 피고인들에게 위로를 건넸다.
이근아 기자 galee@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건희 여사가 1월에 사과했다면 총선 결과가 달라졌을까 | 한국일보
- "무용하면 행복해" 눈물 흘리던 초등생, 7년 후 깜짝 놀랄 근황 | 한국일보
- '63세' 최화정 "연하남이 '엄마'라 불러 정신 번쩍" | 한국일보
- 송중기, 두 아이 아빠 된다…아내 케이티 둘째 임신 | 한국일보
- "여기서 치킨 먹지마" 제주 해수욕장 '평상' 갑질? 알고 보니… | 한국일보
- 시청역 사고 유족에 날아든 '80만원 청구서'... "상식 없는 세상" 공분 | 한국일보
- "힘들 때 위안된 사람"...현아·용준형 10월 삼청각서 결혼한다 | 한국일보
- "엘리베이터 없어 죄송"… 택배 기사에 복숭아 선물한 부부 | 한국일보
- 류정남 "코인 투자로 전재산 2억 8,000만 원 잃어" ('소금쟁이') | 한국일보
- "마오타이 물려요, 조니워커 좋아요"... 중국 '바이주 철옹성' 금 간다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