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 "남자가 무용?" 아버지 반대에 눈물 쏟던 소년, 세계 톱 발레단 입단

"우리나라에서는 남자가 무용을 해서 성공한 예가 그렇게 많지 않잖아. 무용은 그냥 취미로 하면 되는 거 아냐?" 아버지의 설득에 어린 아들은 울먹이며 꿋꿋이 답했다. "그냥 내가 무용하는 게 좋아. 아빠 눈엔 내가 행복한 모습은 안 보여?" 

7년 전 한 방송에서 "무용을 하고 싶다"며 눈물을 흘렸던 초등학생이 세계 정상급 발레단인 '러시아 마린스키'에 합격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화제입니다. 

사연의 주인공은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3학년에 재학 중인 발레리노 전민철(20)입니다. 

최근 그의 소식이 알려지자,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2017년 그가 출연했던 SBS '영재발굴단'이 다시 화제를 모았습니다. 아버지의 반대에도 무용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드러내는 초등학생 전민철 군의 모습이 재조명 됐습니다. 

영상을 보면, 아버지 전재용 씨는 아들 전민철을 불러다 소파에 앉힌 뒤 "중학생 돼도 무용 계속할 거냐"라고 묻자, 민철 군은 주저 없이 "응"이라고 답했습니다. 

이에 아버지는 "공부 열심히 하고 잘하니까 무용은 그냥 취미로 하면 되는 거 아니냐"라고 하자, 민철 군은 울먹이며 "그냥 내가 무용하는 게 좋다고"라고 꿋꿋이 답했습니다. 

아버지 전 씨는 "우리나라에서는 남자가 이렇게 무용을 해서 성공한 예가 그렇게 많지 않잖아"라며 다시 한번 설득을 이어갔지만, 민철 군은 뜻을 굽히지 않고 "그건 다른 사람이잖아. 내가 무용수로만 가면 사람들이 많이 안 알아주니까 내가 빌리('빌리 엘리어트') 오디션도 보고 그러는 거 아니냐. 아빠 눈엔 내가 행복한 모습은 한 보여?"라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2017년 3월 SBS 예능 프로그램 '영재발굴단'에 출연한 발레리노 전민철의 모습. (사진=SBS STORY 유튜브 영상 캡처)

아버지에게 눈물을 보이면서까지 무용에 대한 깊은 애정과 굳은 의지를 보이던 어린 민철 군은 끊임없이 도전하고 정진한 끝에 세계적인 발레단 입단을 앞둔 어엿한 발레리노로 성장했습니다. 

전 씨에 따르면 민철 군은 어렸을 때부터 몸이 약해 체력 증진을 위해 축구, 태권도, 무용 등 여러 운동에 도전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시작한 무용의 매력에 빠져든 그는 선화예중·선화예고를 거쳐 2022년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에 입학해 2023년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 콩쿠르에서 시니어 파드되 부문 우승으로 군 면제를 받았습니다.

최근 2024 대한민국 발레축제에서는 '발레 레이어', 라이프 오브 발레리노' 등 여러 무대에 출연해 뛰어난 기량을 인정받았습니다. 

이후 그는 지난 2일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에 입단하기 위해 러시아로 출국해 오디션을 거쳤고, 내년 2월부터 이곳 솔리스트로 입단합니다. 

통상 입단할 때에는 군무 무용수로 입단하는 것이 관례이지만, 그는 실력을 인정받아 당당하게 솔리스트로 입단하게 됐습니다. 

전민철의 근황을 접하면서 과거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어렸을 때부터 남달랐네", "아버지에게 인정받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에 오늘의 좋은 결과도 있었던 것", "아들이 세계적인 발레리노가 됐으니 아버지가 정말 기쁘겠다", "지금 보니 아빠가 계속 밀어준 것 같다. 마린스키 입단 축하한다" 등 반응을 보였습니다.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에 입단한 전민철 발레리노. (사진=전민철 인스타그램)

(사진=SBS STORY 유튜브 영상, 전민철 인스타그램)

신송희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