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비트코인…美 금리인하·대통령 선거가 '변곡점'

김가은 2024. 7. 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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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한 달만에 20% 급락, 5만5000달러 2월 후 처음
마운트곡스 리스크는 미미, 독일 정부 매도가 원인
장기적 전망 긍정적, 트럼프 후보 당선 가능성 커져

[이데일리 김가은 기자]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예상치 못한 악재들이 터지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하긴 했지만 미국의 9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과 미국 대통령 선거가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반기로 갈수록 비트코인은 하락보다는 상승세가 전망된다.

지난 한 달 간 비트코인 가격 추이 그래프(사진=코인마켓캡 갈무리)
일본, 독일에서 나오는 시장 악재

8일 가상자산 시황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후 2시 32분 기준 비트코인은 5만5300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오전 8시(5만6394달러)보다 1.9% 하락했다. 지난달 8일 가격(6만9269달러)과 비교하면 불과 한 달 만에 20% 가량 급락했다. 5만5000달러 부근까지 하락한 것은 지난 2월 27일 이후 처음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주 마운트곡스발 대규모 물량 출회 우려에 5만3000달러대까지 떨어졌다. 마운트곡스는 10년 전 해킹으로 파산한 일본 가상자산 거래소다. 지난 5일부터 투자자들에 대한 상환 절차를 시작해 현재까지 약 4만7229개를 돌려줬다. 이는 약 27억1000만달러 규모다. 향후 마운트곡스가 상환할 비트코인은 약 90억달러 규모다. 약 63억달러 가량 남은 셈이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을 상환 받은 투자자들이 일시에 물량을 매도할 가능성에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의 우려와는 달리 투자자들이 상환 받은 물량을 즉시 매도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민교 프레스토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마운트곡스에 관한 소식은 꾸준히 나왔고, 투자자들의 성향을 고려할 때 시장에서 즉시 매도할 가능성은 낮다”며 “상환 과정도 1~2달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미친 요인으로는 독일 정부의 비트코인 압류 물량 매도 소식이 꼽힌다. 지난 4일 독일 정부 소유로 추정되는 가상자산 지갑에서 비트코인 1300개(약 1060억원)가 가상자산 거래소로 이체된 사실이 알려졌다. 최근에도 독일 정부는 비트코인 700개를 추가 이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부터 독일 정부가 범죄 단체로부터 압류한 비트코인을 매각 중인 가운데, 시장에서는 이번 이체도 매도의 신호라고 해석하고 있다.

정 애널리스트는 “독일 정부의 매도는 예상치 못한 소식이었다”며 “실제 매도가 장외거래(OTC 거래)가 아닌 공개 시장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준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사진=AFP)
트럼프 대선 유리할수록 ‘비트코인 투자 환경도 긍정’

일본, 독일 이슈로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하고 있지만 시계를 넓혀보면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 나온다. 비트코인을 둘러싼 시장 환경은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시장 기대가 커지면서 유동성 장세가 예상된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미국에서 출시되는 등 암호화폐에 대한 명확하고 체계적인 규제가 마련될 것이란 점도 긍정적이다.

특히 미국 대통령 선거 양상이 도널드 트럼프 후보에게 유리할수록 비트코인 긍정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재임 시절 가상자산을 ‘가치가 없다’고 평가하는 등 반(反)가상자산파에 속했으나 최근 180도로 입장이 바뀌었다. 트럼프 후보는 “비트코인을 추가적인 통화의 한 형태로 인식하고 있다”며 “재선에 성공할 경우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본인은 ‘크립토 대통령’이라고 칭했다. 이에 시장에선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 완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27일 첫 대선TV토론 이후 트럼프 후보가 대선에서 유리해지자 7월 초 비트코인 가격이 6만2800달러까지 오른 바 있다.

정 애널리스트는 “대선까지는 4개월이 남았고 구체적인 가상자산 법안이나 계획이 부족하지만, 트럼프가 스스로를 ‘크립토 대통령’이라 칭하는 등 가상자산에 대한 긍정적 입장을 보여주고 있다”며 “그의 공약들이 실현된다면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플랫폼 비트파이넥스 또한 “트럼프 대선 캠프는 제미니 공동창업자 윙클보스 형제로부터 기부금 200만달러를 받는 등 가상자산 업계의 지지를 받고 있다”며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미국 가상자산 업계에 더 유리한 규제 환경이 조성될 것이다. 트럼프는 암호화폐 분야의 혁신과 투자를 장려하면서 명확한 규제 프레임워크를 만드는 것을 우선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가은 (7rsilve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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