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게임열기 중심에 '한국'…성장정체 'K-게임' 돌파구 될까

변휘 기자 2024. 7. 8.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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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규모의 e스포츠 축제인 '사우디아라비아 e스포츠 월드컵(EWC) 2024'에서 한국의 대표주자들이 위상을 떨쳤다.

또 사우디의 EWC가 향후 e스포츠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대회로 자리 잡는다면, 크래프톤의 이번 성과가 e스포츠 투자를 고려하는 다른 국내 게임사에도 자극제가 되리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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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커'의 T1, 사우디 e스포츠 월드컵 LoL 종목 우승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 국내 게임사 중 유일한 종목 참가
8일 오전 5시(한국시간)쯤 국내 게임단 T1이 사우디아라비아 e스포츠 월드컵(EWC) 리그오브레전드(LOL·롤) 종목에서 최종 우승했다./사진=뉴스1(EWC 제공)

세계 최대 규모의 e스포츠 축제인 '사우디아라비아 e스포츠 월드컵(EWC) 2024'에서 한국의 대표주자들이 위상을 떨쳤다. 프로게임단의 우승 낭보에 더해 국내 게임사의 작품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사우디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성장하는 관련 산업에 한국 게임산업도 한껏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 3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개막한 EWC는 세계 최대 규모의 e스포츠 축제다. 사우디 e스포츠 연맹은 2022년과 지난해, 8주 동안 개최하는 게임 축제라는 의미의 '게이머스8(Gamers8)'을 개최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올해부터는 '월드컵'으로 확대 개최했다. 특히 지난해 종목 12개에서 올해 21개로 대폭 확장하고, e스포츠 사상 유례없는 6000만달러(약 829억원) 규모의 상금까지 내걸었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마켓은 2022년 e스포츠 시장 규모를 13억9000만달러(약 1조9200원)로 추산했다. 또 2030년까지 e스포츠 시장이 우상향하며 연평균 16.7%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향후 전 세계 e스포츠 산업을 주도하겠다는 야심의 사우디가 매년 EWC를 개최하기로 한 이유다.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스포츠·관광 등 산업 다각화를 이룬다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비전 2030'의 일환이기도 하다.

사우디에 전 세계 e스포츠 팬들은 물론 게임업계의 시선이 쏠린 가운데, 대회 초반 한국이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8일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LoL) 종목 결승전에서 국내 프로게임단 'T1'이 대 챔피언에 올랐다. MVP(최우수 선수)로는 '페이커' 이상혁 선수가 선정됐다. EWC의 사상 첫 번째 LoL 종목이었다.

T1은 결승전에 중국의 강호 'TES'를 세트 스코어 3 대 1로 꺾었다. 이날 우승으로 T1은 40만달러(약 5억5000만 원)의 1등 상금과 함께 초대 EWC LoL 종목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페이커 이상혁은 승리 후 인터뷰에서 "항상 발전하려고 노력했기에 오랫동안 (정상의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며 "좋은 팀원들도 있고 팬들도 응원해 주시기에 계속 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크래프톤

21개의 EWC 정식 종목은 대부분 미국·중국산 게임 일색인 가운데 한국 게임사 중에서는 크래프톤이 유일한 종목사로 EWC에 참여했다. 크래프톤이 소유한 배틀그라운드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등 2개 게임이 대회 종목으로 채택돼 국제 e스포츠 무대에서 K-게임 저력을 입증했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선수뿐만 아니라 팬도 다 같이 참여해 즐길 수 있는 세계적인 축제로 만들어가겠다는 계획이다. 또 사우디의 EWC가 향후 e스포츠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대회로 자리 잡는다면, 크래프톤의 이번 성과가 e스포츠 투자를 고려하는 다른 국내 게임사에도 자극제가 되리라는 전망이다.

성장 정체를 겪는 한국 게임산업에 중동 시장은 새로운 선택지가 될 전망이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EWC를 주최·주관하는 사우디 e스포츠 연맹 회장 겸 사우디국부펀드(PIF) 산하 게임사 새비게임즈그룹의 부회장인 파이살 빈 반다르 빈 술탄 알 사우드 왕자는 지난 5월 말 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크래프톤·스마일게이트 등 국내 주요 게임사 경영진을 면담했다.

이들의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동 시장 진출 등의 협력방안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게임시장을 향한 사우디 등 중동의 관심은 오랜 일이다. 앞서 PIF는 넥슨과 엔씨소프트에 투자해 각각 10%와 9%가량의 지분을 확보한 바 있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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