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하지만 화려하게" 한마디면…AI가 홈페이지 뚝딱

이덕주 특파원(mrdjlee@mk.co.kr) 2024. 7. 8.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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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피그2024에서 첫 공개한
UI·UX 디자인 툴 '피그마 AI'
디자인 콘셉트 입력하면
웹페이지 초안 만들어줘
슬라이드 생성 툴도 선봬
딜런 필드 피그마 창업자 겸 CEO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컨피그 2024'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피그마

전 세계 테크 기업들이 콘퍼런스를 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센터.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이곳에선 다소 특이한 행사가 열렸다. 모스코니센터장 곳곳을 미니멀하고 원색이 강조된 디자인과 로고가 채웠다. 바로 대표적 글로벌 유저인터페이스(UI)·유저경험(UX) 디자인 툴인 '피그마'가 매년 개최하는 '컨피그 2024'가 이곳에서 이틀간 개최되기 때문이다.

피그마는 클라우드 기반의 디자인 협업 툴을 서비스하는 회사로 이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컨피그 2024에는 피그마의 사용자들이 전 세계에서 모여들었다.

이번 행사는 피그마가 2022년 그래픽 소프트웨어 거인인 어도비에 피인수되는 계약을 체결했다가 규제당국의 반대로 합병이 무산된 후 열린 첫 행사다. 피그마 입장에서는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 열렸다.

피그마는 이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새로운 기능을 공개했다. 생성형 AI가 이미지와 비디오 영역에서 가장 큰 혁신을 만들고 있는 상황에서 피그마가 어떤 AI 기능을 도입할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컸다.

피그마는 '피그마 슬라이드'라는 프레젠테이션 디자인 서비스도 공개했다. 새로운 비즈니스 진출을 선언한 것이다.

피그마AI로 이미지를 생성하는 모습. 피그마

딜런 필드 피그마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생성형 AI가 적용된 다양한 기능을 공개했다. 텍스트로 자신이 만들고 싶은 웹 디자인의 콘셉트를 입력하면 이에 맞춰 AI가 초안을 만들어준다. 그뿐만 아니라 여러 페이지의 초안을 모두 선택해 '프로토타입 만들기'를 실행하면 AI가 각 화면을 연결해 실제 제품처럼 구동이 되는 프로토타입을 만들어준다. AI는 피그마상에서 레이어의 이름도 자동으로 생성해준다. 디자인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번거로운 수작업을 AI가 대신 해주는 것이다.

AI를 활용한 검색으로 협업도 강화한다. 필요한 이미지 애셋을 텍스트 설명이나 이미지로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이다. 디자인 협업 과정에서 애셋을 찾고 공유하는 것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기 때문에 이 과정을 빠르게 진척시킬 수 있다.

필드 CEO는 "피그마AI는 베타서비스로 먼저 제공되며 2025년 일반 사용자들에게도 제공된다"면서 "서비스 가격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피그마에 따르면 이번에 공개된 AI 기능은 공개 무료 커뮤니티의 파일을 통해 학습했으며, 사용자가 자신의 콘텐츠를 AI 학습에 사용하도록 허용할지 결정할 수 있다.

피그마에 따르면 피그마AI는 텍스트 부분에서는 오픈AI GPT를 사용했고, 이미지 생성은 아마존의 타이탄을 사용했다. 다만 피그마의 AI는 아직 베타서비스인 만큼 불안정한 모습도 보였다. AI가 디자인을 생성해주는 '메이크 디자인'이 동일한 디자인의 사이트를 반복해서 만든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이달 3일에 이를 일시적으로 중단시키기도 했다.

피그마는 마이크로소프트 파워포인트나 구글 슬라이드와 같은 발표 페이지를 구성하는 서비스도 새롭게 발표했다. 이미 기존에 피그마를 사용해 슬라이드를 만드는 고객들이 많았던 만큼 이를 정식 서비스로 공개한 것이다. '피그마 슬라이드'는 피그마의 인터페이스를 그대로 슬라이드 구성에 사용할 수 있으며 피그마에서 만들어진 '프로토타입'을 그대로 슬라이드에 삽입해 발표에서 시연할 수도 있다.

피그마는 개발자 모드의 기능도 업데이트했다. 협업툴 피그마는 디자인을 기반으로 코딩 페이지를 생성하고 이를 개발자와 디자이너가 함께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회사는 피그마 서비스의 전체 UI·UX를 단순화해서 디자이너들의 효율성을 높일 계획도 발표했다. 새로운 기능을 계속 더하다 보니 복잡해진 인터페이스를 단순화하겠다는 것이다.

피그마는 클라우드 기반으로 웹이나 모바일 사이트 및 서비스를 디자인할 수 있는 툴이다. UI·UX를 설계하는 데 최고의 툴로 알려져 있다. 국내 정보기술(IT) 컨설팅 회사인 단군소프트와 채널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피그마는 이달 2일에는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컨피그 APAC(아시아태평양)' 행사를 개최하고 아시아 시장을 본격 공략하고 있다. 피그마는 2022년 디자인 분야의 대기업인 어도비에 200억달러(약 27조원)에 인수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반독점 우려로 인수가 불발됐고, 피그마는 인수 취소에 따른 위약금 10억달러를 어도비로부터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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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이덕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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