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 삭스 “대중 봉쇄 정책, 실효도 없이 전쟁만 불러온다” 비판
미중 갈등 배경에는 미 ‘딥 스테이트의 망상’도 한 요인
중국, 첨단 기술 보유해 경제 전망있지만 인구 감소가 약점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제프리 삭스 미 컬럼비아대 교수는 “미국과 중국간 긴장은 미국의 힘이 약해지고 있다는 불안 때문에 발생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 정책 입안자들은 방어적이고 두려움에 차서 종종 매우 현명하지 못하게 반응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및 중국 견제 정책 등에 대해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미국이 2015년께 중국 봉쇄 정책을 시작했다며 몇 가지 형태로 구체화됐다고 설명했다.
중국을 배제하기 위해 고안된 환태평양 동반자협정(TPP), 반도체 등 첨단 제품 수출 금지 강화, 미국 및 유럽의 무역 장벽 높이기, 남중국해의 군사적 대치, 오커스(Aukus) 같은 새로운 군사 동맹, 중국의 일대일로에 대한 반대 등이다.
그는 이러한 접근 방식이 모두 실패라고 말했다.
"중국을 봉쇄하지도 못하면서 긴장을 높이고 경제적 안녕과 세계 경제 효율성을 낮추었으며 세계 경제를 분열시키고, 우리를 전쟁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의 향후 경제에 대해서는 낙관적이었다.
“중국은 향후 25년 동안 필요한 주요 글로벌 기술 중 많은 분야에서 최첨단에 있다. 태양광, 풍력, 모듈형 원자력, 장거리 송전, 5G(현재 5.5G), 배터리, 전기 자동차 및 기타 분야 등이다. 이런 기술 덕분에 중국 경제는 계속 발전할 것이다.”
미국과 유럽이 보호무역주의로 돌아서 중국의 수출 시장은 점차 아시아, 러시아, 중동과 북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로 다변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무역 및 금융 관계는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으로 점점 더 기울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브릭스가 이미 G7보다 국내총생산(GDP) 규모에서 더 크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최근 통계에서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국 14.8%, 중국 18.5%였다. 브릭스는 35.2%로 G7의 29.3%보다 높았다. 브릭스가 G7에 도전해 가장 강력한 경제 블록이 될 수 있을까?
삭스 교수는 “21세기에는 어떤 나라도 패권을 차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기술과 군사적 역량이 널리 퍼져 있고 인구 통계적 추세가 단일 패권국에 불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1인당 소득 수준을 계속 높일 것이지만 인구가 절대적으로 감소하면 세계 생산량 점유율은 20%를 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중국의 인구는 현재 세계 인구의 약 18%에서 2100년 약 10%로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그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으로 선출되든 미중 관계는 어려울 것이라며 여기에는 미국의 ‘딥 스테이트’가 지금까지도 중국의 성공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것도 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딥 스테이트’에 대해 그는 백악관, 국방부, CIA 등 정보기관과 주요 무기 계약자까지를 포함한 광범위한 정보 기관의 총체로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딥 스테이트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미국의 우월성이라는 망상에 따라 여전히 운영되고 있다”며 “이것은 우크라이나에서 미-러간 대리전처럼 아시아에서 미-중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중국 봉쇄가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이유도 설명했다. 그는 미국 언론에서 중국과의 전쟁에 대한 이야기가 넘쳐나는 것은 끔찍할 정도로 무책임하고 무지하며 위험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전쟁은 파괴적일 것이고 무슨 희생을 치르더라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가능성에 대한 가벼운 논의조차도 신중함과 판단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미국은 대만 문제에 개입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개입이 없으면 양측은 평화롭게 처리할 것이다. 미국의 개입으로 갈등의 위험이 훨씬 높아진다. 이것이 우크라이나에서 재앙적인 전쟁으로 이어진 종류의 잘못된 계산이다.”
미국은 나토를 우크라이나로 밀어붙이고 싶었고 러시아가 단호하게 반대하는 ‘레드 라인’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미국은 완전히 잘못된 판단을 내렸고 전쟁이 일어났다.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나토 무기와 서방의 제재를 바탕으로 러시아를 물리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역시 심각하게 잘못된 판단이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와 조 바이든 모두 중국에 대해 얼마나 강경한 지를 보여주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drag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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