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경북경찰청 ‘해병 순직’ 수사 결과에 “특검 당위성만 보여줘”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해병대원 순직 사건'과 관련한 경북경찰청의 임성근 전 해병 1사단장 불송치 결정을 규탄했습니다.

민주당 윤종군 원내대변인은 오늘(8일) 논평에서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해)식 임 전 사단장 불송치 결정은 특검의 당위성을 선명하게 보여 줄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윤 원내대변인은 "'업무상과실치사의 공동정범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라는 게 불송치 이유라고 한다"며 "삼풍백화점이나 성수대교 붕괴 사고 등의 판결에 건물 책임자와 공무원 등 모든 단계에서 관여한 이들에게 과실 책임을 물어 공동정범(업무상과실치사상)을 인정했다는 점에 비추어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수사 결과"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억지 짜맞추기 수사로 면죄부를 주고, 윤 대통령께 이런 수사 결과를 핑계로 거부권 행사의 명분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여긴다면 크나큰 오산"이라며 "윤 대통령은 더 이상 국민을 우롱하지 말고 당장 해병대원 특검법을 수용하여 진실 규명에 협조하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민주당 소속 국회 행정안전위원들은 입장문을 내고 "'제3자'인 척을 했던 경찰이 오늘 발표한 수사 결과를 통해 자신들 역시 용산 대통령실의 괴이한 '임성근 지키기'에 동조하고 있음을 자백했다"고 했습니다.

이어 "무리한 국방부의 수사기록 회수, 박정훈 대령에 대한 항명죄 뒤집어 씌우기, 경찰의 임성근 제외 수사 결과 등의 출발점은 모두 동일하다. 바로 윤 대통령의 '격노'"라며 "그러니 국민들은 이미 작년 8월부터 오늘의 수사 결과는 미리 정해져 있었던 것 아닌지 의심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이러니 특검이 필요하다", "경찰청장은 그간 용산 대통령실 및 국방부와 오간 연락의 기록부터 공개해야 한다. 수사 결과가 정말 공정하고 정의로웠다면 숨길 이유가 없을 것"이라며 "민주당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위원들은 끝까지 국가를 위해 일하다 목숨을 잃은 우리 젊은 장병의 억울함을 밝히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민주당 '해병대원 사망사건 진상규명 TF'는 기자회견에서 임 전 사단장에 관한 수사결과 내용에 관해 "작전통제권이 없다 하더라도 실제 작전 현장에서 실질적 영향력 행사가 가능한 위치에 있다고 해 놓고, 뒤에서는 작전통제권이 없는 사단장에게 수색 작전 관련 사전 위험성 평가 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한다"며 "앞뒤가 안 맞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바둑판식 수색'에 관해 "군사교범상 '꼼꼼하고 면밀한 수색을 강조한 것'뿐이라고 했다. 그런데, 임 전 사단장은 지난 특검법 입법청문회에 나와 '바둑판식은 수중에서는 할 수 없는, 육상에서만 가능한 작전 방법'이라고 했다"며 "피의자 본인도 인정한, 불가능한 지시까지도 경찰이 보기엔 적법했다는 말인가"라고 따져 물었습니다.

이어 "경찰의 수사 결과를 납득할 수 없는 이유는 차고 넘친다. 수많은 국민이 오늘 경찰의 결정에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며, 윤 대통령을 향해 "경찰 수사 결과까지 이렇게 나온 이상, 더 이상의 핑계는 소용없다. 지금 당장 특검법을 수용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조국혁신당도 논평에서 경북경찰청을 향해 "해병 모친이 최근 경북경찰청에 탄원서를 제출하면서 물었던 질문들, 왜 구명조끼도 입히지 않고 위험한 수중수색을 명령했는지, 누가 책임 있는 지휘관인지, 그 지휘관에게는 왜 책임을 묻지 않는지 등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할 수 있나"라며 "특검밖에 답이 없다"고 했습니다.

개혁신당은 논평에서 수사 결과에 관해 "기존 대통령실과 국방부의 변명과 다를 바가 없다. 주어만 대통령실에서 경찰로 바뀌었을 따름"이라며 "임성근 하나 구하겠다고 국민을 저버린 것이다. 이제는 정말 특검만이 답이다. 윤 대통령의 해병대원 특검법 수용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했습니다.

앞서 경북경찰청은 지난해 7월 발생한 해병대원 순직 사건에 관해 임성근 전 사단장과 현장 간부 등 3명을 불송치하고, 해병대 1사단 7여단장 등 현장지휘관 6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다고 오늘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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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재훈 기자 (mr.chu@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