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임성근 변호인이냐” 해병단체·시민단체, 채 상병 사망 수사 결과 반발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 사건을 수사한 경북경찰청이 8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에 대해 무혐의 결정을 내리자 해병대 예비역 모임, 시민단체 등이 일제히 반발했다. 경찰 수사 결과는 채 상병 특검의 필요성을 보여준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경북경찰청은 이날 언론 브리핑을 열어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미 알려진 수사심의위원회의 내용대로 임 전 사단장과 실종자 수색에 나섰던 간부 2명 등 3명은 검찰 송치 대상에서 빠졌다. 경찰은 “임 전 사단장에게 수색 작전과 관련해 구체적·직접적 주의 의무 위반 여부가 없다”고 불송치 이유를 밝혔다. A여단장 등 현장지휘관 6명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시민단체와 해병대 예비역 등은 경찰의 임 전 사단장을 무혐의 처분이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군인권센터는 입장문에서 “경찰이 임 전 사단장 변호인을 자처했다”며 “임 전 사단장은 사실상 현장 최고 지휘관의 역할을 했음에도 아무 책임도 묻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임 전 사단장을 빼고 A여단장 등 현장지휘관만 송치한 것은 임 전 사단장의 혐의를 ‘떠넘기기’한 것에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정훈 대령과 동기인 김태성 해병대 사관 81기 전 동기회장은 “여단장의 지시는 결국 사단장의 지시에서 비롯된 것 아니겠냐”며 “이런 사고가 났으면 진작에 최고 책임자들이 책임을 졌어야 하는데, 임 사단장이 진상 규명 과정에서 아직까지 보호받고 있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 대령의 변호인단은 “여단장을 송치하면서 제시한 근거는 임 전 사단장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데 불송치는 납득이 어렵다”며 “누가 왜 해병대 수사에 개입했는지 낱낱이 규명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 수사 결과는 채 상병 특검법 필요성을 극명하게 보여줬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원철 해병대 예비역 연대 회장은 “임 전 사단장 불송치 발표는 경찰의 수사가 미진했다는 것을 공표하는 것”이라며 “이는 특검의 필요성을 더 보여주는 계기”라고 말했다. 군인권센터는 “경북경찰청은 수사 외압의 핵심 관계 기관”이라며 “경북청의 수사 결과는 ‘강한 특검법’의 필요성을 강화해줬다”고 밝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논평에서 “수사 과정에서의 외압 의혹은 여전히 남아있다”며 “부실 수사와 봐주기 수사로 비칠 수밖에 없다. 공수처 수사와 특검을 통해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고 했다.
국회는 지난 4일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에 관한 특별검사법’을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대통령실은 이 특검법에 대해 ‘위헌’이라고 비판하고 있어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407081401001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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