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부 면허제 등 고령운전자 대책 봇물…"노인 이동권 강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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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밤 9명이 숨진 시청역 인근 대형 교통사고의 가해 차량 운전자의 나이가 만 68세로 확인되면서 고령 운전자에 대한 면허 제한 등 대책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고령 운전자 대책이 면허 제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노인 이동권 강화 방안과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제언한다.
문제는 고령자를 대상으로 면허 기준을 엄격히 하는 방안만 논의될 뿐 정작 면허를 제한받을 고령 운전자의 이동권 보장을 위한 대책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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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부 면허제·운전적성 정밀 검사 등 논의
"면허 제한에만 국한된 논의…이동권 강화돼야"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지난 1일 밤 9명이 숨진 시청역 인근 대형 교통사고의 가해 차량 운전자의 나이가 만 68세로 확인되면서 고령 운전자에 대한 면허 제한 등 대책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고령 운전자 대책이 면허 제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노인 이동권 강화 방안과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제언한다.
8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시청역 역주행 사고' '국립중앙의료원 택시 돌진 사고' 등 잇따르는 고령 운전 사고와 관련해 일정 조건 하에 고령 운전자의 면허를 제한하는 내용의 대책들이 나오고 있다.
이 중 하나가 지난 5월 국토교통부와 경찰청이 발표한 '조건부 면허제'다.
고령자 운전 능력을 평가한 뒤 특정 기준에 미달하면 야간·고속도로 운전 등을 제한한다는 취지로, "과도하게 고령층 이동권을 제한한다"는 반발에 '고령 운전자'를 '고위험'으로 수정한 후 계속 추진되고 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오전 정례 기자간담회에서도 "신체 인지 능력의 현저한 저하로 사고 위험이 큰 고위험 운전자를 대상으로 조건부 운전면허 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연구개발(R&D)을 올해 시한으로 진행 중"이라고 재차 확인했다.
조건부 면허제와 별도로 90% 이상의 합격률을 보여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운전 적격여부 검사(자격유지 검사) 기준을 엄격히 하는 방안도 국토부에서 논의되고 있다.
자격유지 검사는 조건에 해당하는 운전종사자가 받는 운전적성 정밀검사로, 운전 적격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시각 운동협응력과 공간 판단력 등 7개 항목을 평가한다.
현재 택시·버스 기사를 비롯한 상업용 차량 운전자 중 65세 이상은 3년에 1번, 70세 이상은 1년에 1번 자격유지검사를 하고 있다.
다만 합격률이 너무 높아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2020∼2023년 자격유지 검사 합격률은 평균 97.5%에 달했다. 또 불합격하더라도 2주 뒤 재검사를 받을 수 있으며 검사 횟수에도 제한이 없다.
문제는 고령자를 대상으로 면허 기준을 엄격히 하는 방안만 논의될 뿐 정작 면허를 제한받을 고령 운전자의 이동권 보장을 위한 대책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대중교통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지방에 사는 고령자의 경우 자가용이 사실상 유일한 이동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보완책 없이 면허만 제한할 경우에 고령자의 일상생활에 상당한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례로 지자체별로 교통약자 택시를 운영하고 있지만 상당수 지자체에서는 장애인만을 대상으로 운영하거나 보행이 어려운 요양 1·2등급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 또한 신청 대상자보다 서비스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지난 4월부터 교통약자 이동 편의 증진을 위한 바우처 택시를 운영 중인 논산시는 휠체어 이동 차량 등 특별교통수단 15대나 운영했지만, 등록 교통약자가 1800여명에 달해 평균 대기시간이 2시간에 이르는 등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최근 논의되는 고령 운전자 대책이 면허 제한에 쏠려있다며 고령자 이동권 논의도 따라와야 한다고 말한다.
박승희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명예교수는 "택시 바우처나 시내버스가 다니지 않던 외곽 지역에 순환 버스가 운행되는 등 지자체에서 노력한다고 하지만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라며 "노인의 경우 정보접근성도 떨어져 면허 제한이 된다면 불편이 클 것이다. 지금 논의에서 고령자 이동권 논의가 빠져있는데 이런 부분도 보완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f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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