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인지력 논란’ 일파만파…美 민주당 “트럼프도 검사받아야” 맞불

민주당 ‘후보교체론’은 여전...바이든 “사퇴 없다”

필라델피아 흑인교회 예배에 참석한 바이든 대통령. 연합뉴스

미 대선이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력 논란’의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모양새다.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두 후보의 ‘인지력 검사’를 주장하며 공세를 주고받았다. 속사정이 더 복잡한 민주당 내에서는 후보교체 카드를 놓지 못하는 가운데, 정작 바이든 대통령은 ‘완주의사’를 표명하고 있어 시계제로 상황이 이어진다. 

애덤 시프 미 하원의원은 7일(현지시각) NBC뉴스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인지력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둘 다 인지력 검사를 받으려 해야 한다”며 “검사를 하면 도널드 트럼프가 어떤 심각한 병이 있음이 드러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미 대선 후보 1차 TV 토론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졸전을 펼쳤다. 단순 토론 실패가 아니라 정상적인 인지력이 있는지 의심받는 수준의 모습을 보였다. 가뜩이나 ‘고령 리스크’를 안고 있던 바이든은 토론 이후 공화당에 공세의 빌미를 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바이든 대통령의 실제 인지능력 문제와 관계없이 대선 후보가 ‘인지력 검사’를 받는 것 자체가 타격이다. 이에 민주당은 인지력 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도 같이 받아야 한다고 맞불을 놨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도 “두 후보 모두 그들의 정신 능력과 건강과 관련해 사람들이 하고자 하는 어떤 검사든 받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공교롭게도 공화당 역시 두 후보 모두 검사를 받자고 나섰는데, 입장은 미묘하게 차이가 있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앞으로 모든 대통령 후보와 대통령 승계 순위에 있는 사람들이 신체검사의 일부로 신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인지력 검사를 거부하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을 압박하는 한편, 향후 모든 후보가 신체기능이 정상인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취지로 보인다.

양당의 첨예한 대립 속에 민주당의 속내는 더욱 복잡해져만 간다. 민주당은 공화당의 공세에 맞대응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후보교체’ 카드도 만지작거리는 모습이다. 현재 민주당에서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비롯해 미셸 오바마 여사,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민주당인 애덤 시프 하원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은 압도적으로 이기거나 압도적으로 이길 수 있는 사람에게 후보직을 넘겨야 한다”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압도적으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바이든 대통령은 물러설 생각이 없다. 바이든 대통령은 5일 경합주인 위스콘신을 방문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후보직 사퇴 여부에 대해 “완전히 배제한다”고 쐐기를 박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1일을 전후해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대선과 관련한 입장 등을 표명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