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내맘대로 구조·설계 변경…'車 이상의 플랫폼' PBV 달린다

김지웅 2024. 7. 8.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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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중형 'PV5' 내년 출격
전용 플랫폼 'e-CCPM' 탑재
배터리·모터 표준화 형태 구현
폭스바겐 '모이아'·GM 'EV600'
바이 와이어로 공간 자유도 높여
승차 공유·물류 배송 서비스 확산
2030년 세계시장 200만대 성장
PBV 미래 개념도, 글로벌 PBV 시장 전망

'목적기반차량'(PBV)이 '차량 이상의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용 목적에 맞게 형태를 변경하는 PBV 수요는 탄소 중립을 위한 전동화, 승차 공유, 물류 배송 서비스 등 확산으로 지속적으로 커질 전망이다.

글로벌 완성차는 PBV 시장 선점을 위한 행보에 돌입했다.

◇PBV 어떤 모습?

PBV는 크기에 따라 소형, 중형, 대형으로 구분된다. 기아가 내년 최초로 선보일 중형 PBV 'PV5'에는 PBV 전용 플랫폼 'e-CCPM'(Electric Complete Chassis Platform Module)이 탑재된다. 현대모비스가 개발을 맡았다. e-CCPM은 PBV에 모든 부품을 통합하는 통합 일체형 플랫폼이다. 배터리와 구동 모터 핵심 부품을 표준화 형태로 구현, 차량을 원하는 형태로 구현하는 구조다.

PV5는 중형 스프츠유틸리티차량(SUV) 크기다. 차체를 얹거나 떼낼 수 있기 때문에 PV5를 기본형(베이직)과 △딜리버리 하이루프(물류 배송용) △섀시캡(화물 운송용) 등 다양한 용도로, 소프트웨어(SW) 적용에 따라 다른 형태와 기능을 구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PBV에는 완성차별 플랫폼과 더불어 PBV 주요시스템(바이 와이어 시스템·인 휠 모터 시스템) 등이 적용될 예정이다.

폭스바겐, 제너럴모터스(GM) 등도 PBV 전용 플랫폼 기반으로 바이 와이어 기술을 승차 공유용 PBV '모이아+6'와 물류 배송용 PBV 'EV600'에 적용해 시범 운영하고 있다.

별도 장치없이 전기를 이용해 조향이나 제동을 할 수 있는 바이 와이어 시스템을 이용해 차량 상부 구조 설계 자유도를 높일 수 있도록 했다. 전기 구동 시스템을 차량 바퀴 내부에 통합한 인 휠 모터 시스템은 공간 설계 자유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시스템을 다른 모델에 적용하면 부품 공용화를 통한 비용 절감도 가능하다.

송호성 기아 사장이 기아 미래 목적기반차량(PBV)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PBV 시장 성장

PBV 시장이 성장하는 건 탄소 중립 시대 영향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전기 PBV 시장의 경우 전기를 이용해 차량 운행이 가능해 그만큼 전동화 PBV로 전환하는 PBV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호 한국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전기 PBV 경제성을 높이는 다양한 기술 상용화로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올해를 기점으로 바이 와이어 시스템, 스케이트 보드 플랫폼 확산과 더불어 PBV 성장이 기대되며 다양한 단거리(라스트마일) 물류 배송 서비스와 차량 호출(헤일링) 서비스 등이 부각되면서 전기 PBV 지속 가능한 성장이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헤일링과 라스트마일 서비스는 중대형 PBV 수요 확대를 일으킬 전망이다. 독일 컨설팅업체 롤랜드 버거에 따르면 주요국 승차공유 시장은 내년 247만대, 2030년 470~500만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우버에 따르면 월평균 이용자수는 2023년 1억3000만명으로 전년(1억1500만명) 대비 1500만명 증가했다. 차량 공유와 물류 배송 서비스는 다목적 PBV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딜러버리 하이루프는 물류 운송에 최적화된 모델이다. 헤드룸 확장을 통해 공간 활용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화물을 내릴 때 몸을 굽히지 않아도 될 정도의 넉넉한 실내 전고를 갖췄다. 편하게 배송 용품을 분류할 수 있는 다양한 수납 콘셉트 등도 구현됐다.

◇완성차, PBV 대응 '가속'

'CES 2024'에서는 PBV 시장 긍정적 전망이 쏟아졌다. 현대차그룹의 글로벌경영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PBV 시장은 2020년 32만대에서 2025년 130만대로 커지고 2030년에는 200만대 수준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글로벌 완성차는 PBV 개발 및 생산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다품종 소량생산 최적화 생산 체제 △원부자재 손실 최적화 △환경 친화적 제조 공법 적용 등 PBV 전용 공장을 건립하고 있다. 2030년 연간 PBV 30만대 판매로 세계 1위를 목표로 하는 기아는 경기 화성에 PBV 전용 공장 화성 '이보 플랜트'를 구축하고 있다.

이보 플랜트는 현대차그룹이 가동하는 싱가포르 혁신센터(HMGICS)에서 적용한 셀 유연 생산 방식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타원형 형태의 원통형 셀에서 다양한 PBV 모델을 생산하는데 PBV 모델에는 셀 생산 방식을 적용해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아는 마그나, 오텍 등과 협력해 특화형 모델을 생산하면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지속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다.

완성차는 PBV 생산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르노와 볼보는 전기밴 생산 업체 플렉시스 SAS와 협력한다. 플렉시스 SAS는 2026년부터 르노 프랑스 공장에서 물류 활동에 특화된 전기 밴을 생산할 예정이다. 밴에는 이용자의 운송 활동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이 탑재돼 운송 비용을 최대 30%까지 절감할 수 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2030년에는 대부분 차종이 PBV가 될 것으로 예상될 정도로 가장 중요한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앞으로 전기차를 기반으로 PBV가 상용차 등에도 적용되며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PBV는 내연기관과 달리 구조와 설계 변경이 자유롭다”며 “이같은 장점으로 관련 시장이 커지고 업계간 협력도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아 PBV 라인업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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