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싱 문자도 바로 신고"…정부, 보이스피싱 대응방안 발표

배한님 기자 2024. 7. 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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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분야 보이스피싱 대응방안.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앞으로 피싱·스미싱 등에 사용된 번호를 문자 수신 창에서 곧바로 신고할 수 있게 된다. 더욱 지능화되고 교묘해지는 보이스피싱 범죄를 방지하고 신종 범죄 수법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대응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운영되는 보이스피싱·불법사금융 척결 합동 TF 활동의 일환으로 '통신분야 보이스피싱 대응방안'을 8일 발표했다. 2022년부터 감소 추세로 전환됐던 보이스피싱 피해규모가 올해 들어 다시 폭증하면서 정부의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에서다.

4대 전략 12개 과제로 구성된 대응방안은 지난 2월 보이스피싱 대응 범정부 TF에서 발표한 과제를 더욱 구체화하고 AI(인공지능) 기술 악용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신규 과제를 추가한 것이다.

4대 전략은 △불법 스팸·대포폰 개통 사전차단 △보이스피싱 위험 인식 수단 확대 △범죄이용 회선 신속차단체계 고도화 △AI 기술을 활용한 대응체계 마련이다.

불법 스팸·대포폰 사전차단 전략은 문자 재판매 사업자 관리·감독 강화, 휴대전화 개통 회선 수 제한 및 본인확인 강화, 명의 도용 방지 서비스 이용 확대 및 홍보 강화 3가지 추진 과제로 구성했다.

특히 휴대전화 개통 회선 수 제한 및 본인확인 강화는 보이스피싱 범죄의 주요 수단인 대포폰 대량 개통을 막기 위해 동일 명의의 다회선 가입 제한을 30일에서 180일로 연장하고, 연간 개통할 수 있는 휴대전화 회선 수를 36회선에서 6회선으로 대폭 축소한 것이다. 아울러 내 명의를 도용한 사례가 있는지 '명의도용 방지 서비스(M-safer)' 홍보를 강화해 국민 이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보이스피싱 위험인식 수단 확대 전략은 해외 로밍 문자 알림 제공, 문자메시지 안심마크 서비스 확대 적용, 인터넷 대량문자 발송 안내 서비스 도입 등 3가지 과제로 추진된다.

특히 '로밍 문자 알림'은 해외 로밍 서비스를 악용해 지인 사칭 문자를 발송하는 신종수법을 막기 위한 과제다. 지금까지 해외 번호로 보낸 문자에만 '국제발송' 표시가 됐는데, 로밍 상태에서 보낸 문자에도 '로밍발신'을 표시해 국내에 있는 가족과 지인을 사칭하는 피싱 문자를 즉시 인지할 수 있게 한다. 아울러 공공·금융기관이 발송하는 문자에 표시되는 '안심마크' 표시 서비스를 54개(6월 기준)에서 연내 284개로 확대하고, 안심마크 위변조 방지기술을 추가 적용할 계획이다. 대량문자 발송 사실을 실시간으로 알려줘 번호도용 여부를 알 수 있는 알림 서비스도 생긴다.

피싱문자·번호 간편 신고버튼.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범죄이용 회선 신속차단체계 고도화 전략은 미끼 문자 신고 편의 제고, 범죄에 이용된 회선 차단 확대, 보이스피싱 의심 상황 시 원스톱 시스템 제공 등 3가지 추진과제로 운영된다.

지난해 2월 휴대전화 단말에 도입된 '스팸 신고' 버튼에 이어 이번 대응방안으로 '피싱 간편 신고' 버튼까지 도입될 예정이다. 아울러 발신번호를 변작해 피싱 전화·문자를 발송한 경우 변작 번호에 연결된 번호나 계정 등을 모두 차단 처리해 전화번호 차단 정책도 강화한다. 보이스피싱 의심상황 발생 시 계좌나 카드, 계정 등을 차단하는 '원스톱 보이스피싱가드(가칭)' 시스템도 구축된다. 기존에는 7단계를 거쳐 관련 조치를 해야 했으나, 원스톱 보이스피싱가드로 한 번에 필요한 조치를 빠짐없이 할 수 있게 된다.

AI 기술을 활용한 대응체계 마련 전략에서는 통신사의 AI 활용 보이스피싱 대응 지원, 딥보이스를 활용한 보이스피싱 안전장치 마련, AI 기반 보이스피싱 초기 탐지 R&D(연구·개발) 등 3가지 과제가 추진된다.

해당 전략에서는 금융감독원이 보유한 '범죄통화데이터'를 이통3사에 제공하고 AI 기술을 활용한 피싱 범죄 식별 기술을 조기 상용화할 계획이다. 통화 문맥을 분석해 피싱 여부를 판별해 알려주거나 딥보이스를 걸러낼 수 있도록 음성 워터마크 제도화 등이 추진된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보이스피싱 범죄는 대포폰 등 범죄 수단을 선제적으로 차단해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과기정통부는 진화하는 범죄 수법에 지속적으로 대응방안을 발굴할고 보이스피싱 근절을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한님 기자 bhn2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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