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우크라처럼 위험…美, 양안 문제에 대한 참견 중단해야"

이창규 기자 2024. 7. 8.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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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은 미국의 오판… 美 절제되고 신중하게 행동해야
미국, 약해지는 힘에 대해 불안감…이·팔 전쟁 해결도 미국이 걸림돌
제프리 삭스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자료사진>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대만해협에서 미국과 중국 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대만이 미국으로 인해 우크라이나와 비슷한 위기에 처해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국과 대만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선 미국이 대만 문제에서 손을 떼야 한다는 지적이다.

제프리 삭스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8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대만해협과 남중국에서의 미국과 중국 간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경고했다.

제프리 삭스 교수는 "(미·중 간) 전쟁은 엄청난 피해를 초래할 것이며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피해야 한다"며 "미국은 대만 문제에 대한 개입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의 간섭이 없으면 양측이 평화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며 "오히려 미국이 간섭하면 분쟁의 위험이 훨신 더 커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개입으로 상황이 악화된 사례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언급했다. "그는 미국은 나토를 우크라이나까지 확장시키고 싶어 했고 러시아가 확고히 반대했지만 넘어갈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미국은 완전히 오판했고 전쟁이 일어났다"며 "또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무기와 서방 국가의 제재를 바탕으로 러시아를 물리칠 수 있다고 생각했으나 이것 역시 심각한 오판이었고 그 결과는 우크라이나에 치명적이었다"고 말했다.

제프리 삭스 교수는 "미국은 중국의 격렬한 반대에도 대만을 일방적으로 무장시키고 있다"며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큰 위험에 빠뜨린 것처럼 대만을 큰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은 절제되고 신중하게 행동해야 하며 대만을 무력화할 것이 아니라 양안 간 평화적 접근을 촉구하면서 평화를 지지해야 한다"며 "전쟁이 아닌 외교만이 유일한 실행 가능한 접근법"이라고 강조했다.

제프리 삭스 교수는 대만 문제 외에도 미·중 간 긴장 고조의 책임을 중국을 지나치게 견제한 미국 탓으로 돌렸다.

그는 "미·중 긴장은 미국이 전 세계에서 자국의 힘이 약해지고 있다는 불안감이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며 "미국 정치인들은 방어적이고 두려운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종종 매우 현명하지 못한 대응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중국을 배제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반도체 등 첨단 기술 제품의 (대중) 수출 금지 강화 △ 중국의 미국·유럽 수출에 대한 무역 장벽 강화 △남중국해 군사화 △오커스(AUKUS·미국, 영국, 호주의 외교안보 협의체)와 같 새로운 군사 동맹 △일대일로 등 중국의 계획에 대한 반대 등 미국의 대중 견제 정책을 언급하며 "이러한 모든 접근방식은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중국을 봉쇄한 것이 아니라 긴장을 고조시켰고 경제적 복지와 세계 경제의 효율성을 떨어뜨렸으며 세계 경제를 분열시키고 전쟁에 가깝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제프리 삭스 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 및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전쟁을 해결하는 데 미국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나토를 우크라이나와 조지아로 밀어붙이려는 시도의 무익함과 위험을 인식하면 우크라이나의 전쟁 원인을 제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의 길은 두 국가 해법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건 전 세계가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그러나 이스라엘 우파 정부가 미국의 지지를 기대하며 팔레스타인을 국가로서 완전히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제프리 삭스 교수는 중국이 미국을 넘어 패권을 잡을 가능성에 대해선 '불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21세기엔 기술 및 군사 역량이 너무 광범위하게 분산되고 인구학적 추세를 봐도 단일 패권국이 나타날 가능성은 낮다"며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인도, 서아시아, 아프리카 연합, 남아메리카 등은 글로벌 패권국 없이 지역적으로 각자의 위치와 역할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yellowapoll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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