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복귀 전공의도 면허정지 '철회'…복귀자는 특례까지 제공(종합)
"공익 부합하다 판단…고심 끝에 결단"
15일까지 사직 처리 완료, 결원 확정
[서울=뉴시스] 박영주 구무서 정유선 기자 = 정부가 전공의 복귀를 유도하기 위해 미복귀자 대상 행정처분(면허정지 등)을 하지 않고, 하반기에 복귀할 수 있는 문을 열어놨다. 또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위해 오는 15일까지는 사직 처리 등을 통해 결원을 확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을 열고 전공의 복귀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 6월4일 진료유지명령과 업무개시명령을 철회하고 복귀하는 전공의는 행정처분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211개 수련병원 전공의 출근율은 8%에 불과한 상황이다.
앞서 지난 5일 전공의 수련정책과 제도를 논의하는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전공의 행정처분을 중단하고, 하반기에 복귀하는 전공의에 대해서는 수련 특례를 인정해달라는 건의문을 정부에 전달했다.
이에 정부는 이날부로 미복귀자를 포함해 모든 전공의에 대해 복귀 여부에 상관없이 행정처분을 하지 않기로 했다.
조 장관은 행정처분의 중단인지, 취소인지를 묻는 질문에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행정처분의 '철회'"라며 "모든 전공의에 대해서는 향후에도 행정처분을 하지 않을 계획이다. 단 행정명령은 법에 따라 정당하게 이뤄진 조치기 때문에 '취소'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행정법상 행정행위 '취소'와 '철회'는 효력이 소멸되는 것은 같지만 그 근거가 다르다. '취소'는 해당 행위에 위법 또는 부당한 하자가 있는 경우, '철회'는 적법한 행위이지만 공익상 필요하다는 인정되는 경우 등에 행위 주체가 내리는 조치이다.
또 사직자는 1년 이내 동일 연차, 동일 과목에 복귀할 수 없는 규정을 완화해 사직 후 올해 9월 수련에 재응시하는 전공의는 특례를 적용하기로 했다. 정부는 9월 복귀자의 군 입영 문제를 연기하는 부분에 대해 국방부, 병무청과 협의 중이다.
정윤순 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총괄관은 "여러가지 특례를 줬고 전문의 시험, 추가 시험 이런 걸 포함해서 관련 규정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구체화해서 또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 소재 수련병원 전공의가 사직 후 9월에 수도권 병원으로 옮겨갈 가능성에 대해 조 장관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전공의 배정을 기존 6대4에서 6년 만에 처음으로 5.5대4.5로 낮췄고 내년에는 5대5 수준까지 낮추도록 노력하겠다"며 "지방에서 수련받는 전공의들이 정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 여러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9월 전공의 모집은 예년과 같이 일부 과목에 한정하지 않고 결원이 생긴 모든 과목을 대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조 장관은 "각 수련 병원은 22일부터 시작되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15일까지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사직 처리를 완료하고, 결원을 확정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사직은 정부가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을 철회한 6월4일을 기준으로, 그 전까지는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이 유지됐기 때문에 이 이후부터 사직 효력이 발생한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조 장관은 "형평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고 생각이 된다"면서도 "6월4일 행정명령 철회에도 불구하고 복귀, 사직 전공의가 많지 않아 의료공백이 지속되기 때문에 정부가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전공의의 경우 주 80시간에 이르는 열악한 근무 환경에서 많은 고생을 했고, 아직 수련생 신분이라는 점을 감안했다"며 "앞으로 정부가 구축하려고 하는 필수의료를 책임질 젊은 의사라는 점을 감안해서 정부가 비판을 각오하고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대책에도 불구하고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을 경우 추가 대책 여부에 대해 "제가 직접 전공의를 만나지는 못했지만 병원장님, 수련병원 관계자 통해 전공의 의견 수렴을 했다"며 "정부가 어려운 결정을 한 만큼 전공의들도 정부 진정성을 믿고 빨리 의료 현장으로 복귀해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정 총괄관은 "특례까지 해서 완화하는 조치를 했음에도 미복귀하게 되면 전공의 개인적으로도 큰 피해가 올 수 있어서 큰 걱정"이라며 "갈라치기를 한다는 개념은 전혀 아니다. 반드시 15일까지는 결정을 해달라"고 했다.
정 총괄관은 그간 의료공백 상황 속에서도 이탈하지 않고 현장을 지켜왔던 전공의에 대한 혜택 여부에 "그동안 현장에서 근무 계속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리고, 수련 과정에 있어서 잘 마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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