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도 카드사도 ‘인뱅’과 손잡는 이유는

정윤성 기자 2024. 7. 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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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협업 속속…인터넷은행 ‘모객력’ 주목
금융·비금융 결합 신용평가모형 발전 시너지도

(시사저널=정윤성 기자)

최근 인터넷은행과 협업하는 금융사들이 늘고 있다. 통상적인 제휴나 상품 출시를 넘어 혁신금융서비스까지 인가 받으며 동맹이 끈끈해지고 있다. 금융사들은 인터넷은행의 기술력과 고객층을 이용해 한계를 극복해 나가는 전략을 보여주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와 광주은행은 지난 5일 공동대출 서비스 출시를 위한 업무협약(MOU)를 맺었다. 지난달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해당 서비스는 올 3분기 출시를 목표하고 있다.

공동대출은 두 은행이 자금조달과 대출 심사를 함께 진행해 대출을 내주는 형태의 서비스다. 고객이 토스뱅크 앱을 통해 대출을 신청하면 두 회사가 각각 심사를 진행하고, 대출 한도와 금리를 공동으로 결정한다.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왼쪽에서 세번째)와 고병일 광주은행 은행장(왼쪽에서 네번째) 및 관계자들이 지난 5일 공동대출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토스뱅크 제공

지방銀 한계, 인뱅 장점으로 극복

두 회사는 이번 전략적 협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광주은행에겐 지방은행으로서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 깔렸다. 광주은행은 지방은행으로서 자본력과 업력이 공고하고, 신용대출 취급 경험과 리스크 관리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광주와 전남 지역으로 한정된 주 영업권을 감안하면 다양한 고객을 유치하는 데엔 어려움이 있다. 미래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선 영업과 고백 기반을 확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실제 광주은행 비전인 '100년 은행 성장 5대 과제'의 세부 실천방안 가운데 핵심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디지털 사업 수익성 강화 등 신성장 동력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 부분을 차지한다.

이런 상황에 인터넷전문은행은 제휴 상대로 안성맞춤이라는 평가다.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는 모바일 사용자 경험을 토대로 디지털 모객력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토스뱅크는 출범 2년 7개월 만에 1000만 고객을 넘어섰다. 토스뱅크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 역시 1500만 명 이상으로, 금융권 앱 가운데 최상위권에 속한다. 광주은행 입장에선 토스뱅크의 이런 장점을 활용해 고객 저변을 넓힐 기회로 삼을 수 있는 것이다.

신용평가모형을 발전시키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다. 광주은행은 광주와 전남 지역 기반의 넓은 커버리지와 오랜 경험을 갖춘 데이터축적형 신용평가모형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 받는다. 토스뱅크는 금융과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하는 데 특화돼 있어 우수한 변별력을 가진 것으로 꼽힌다. 공동대출 서비스에서 대출 실행 시 두 은행의 신용평가모형에 기반해 다각도의 평가를 받는 것이 특징인 만큼 서로의 신용평가모형을 고도화할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인터넷은행과 손을 잡은 금융사는 은행뿐만이 아니다. 신한카드의 경우 올 들어 인터넷은행 3사와 잇달아 상품 출시와 개발 등 협업에 나섰다. 내년 상반기에는 카카오뱅크를 이용하는 고객들을 위한 서비스를 담은 상업자 전용카드(PLCC)를 출시할 예정이다. 케이뱅크와는 케이뱅크에서만 발급 가능한 '케이뱅크 신한카드'를 출시했고, 토스뱅크와는 금융거래 정보가 부족한 신파일러(Thin-Filer)를 대상으로 하는 신용카드 상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신한카드 역시 인터넷은행의 강점을 활용하기 위한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뱅크의 PLCC는 인기 캐릭터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젊은 층에서 인기가 많은 만큼 새로운 고객층을 발굴하는 데에 활용할 수 있다. 신한카드가 보유한 소비행동 패턴 정보, 디지털 로그 데이터 등 빅데이터 역량과 토스뱅크가 보유한 데이터, 플랫폼 경쟁력을 활용해 신용평가모형을 고도화하면 차별화된 대출 상품은 물론 고객에게도 더 다양한 혜택을 줄 수 있다는 구상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3100만 고객을 바탕으로 당사가 보유한 빅데이터와 CB사업 역량은 2600만 고객의 토스 데이터와 함께 다양성과 정교한 분석을 바탕으로 금융 소외 계층을 비롯한 자영업자, 소상공인에 대한 더욱 촘촘한 금융서비스를 가능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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