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낮고 안정적"…항체 대신 압타머 붙인 ApDC, '대세' ADC 넘을까

홍효진 기자 2024. 7. 8.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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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타머사이언스 간암 신약 'AST-201'. /사진=김다나 디자인기자


'ApDC'(압타머-약물접합체)가 차세대 항암제 ADC(항체-약물접합체)의 대체재로도 거론된다.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도 항체 대비 안정성이 높은 압타머를 활용한 치료제 개발에 뛰어든 가운데, 국내에선 압타머사이언스가 간암·면역항암제 등 관련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장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ApDC를 비롯한 압타머 치료제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ApDC는 항체 대신 압타머를 약물에 결합한 구조로, 세포 배양 과정이 필요한 ADC와 달리 화학적 합성이 가능해 상대적으로 품질 관리가 쉽고 원가가 저렴하단 게 특징이다. 압타머가 항체의 대체제로 주목받으면서 관련 치료제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4조원에서 2032년 약 21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는 2019년부터 압타머 치료제를 개발 중으로, 일본 아스텔라스는 지난해 압타머 2호 신약인 안질환 치료제 '아이저베이' 개발사 아이베릭바이오를 약 8조원 규모에 사들이기도 했다.

압타머는 단백질과 세포 등 특정 물질에 결합할 수 있는 핵산 물질이다. 단일 가닥의 핵산으로 구성된 작은 구조로 변형이 용이한 데다, 치료 효능 향상 및 적응증 확장 효과도 노릴 수 있다. 국내에선 압타머사이언스가 관련 기술을 활용한 간암 신약 'AST-201'을 개발하고 있다. AST-201은 특히 간암에서 과발현되는 단백질 'GPC3'을 표적하도록 설계된 ApDC다. GPC3 단백질에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압타머에 항암제 '젬시타빈'을 붙인 구조다. 간암 1차 치료제인 '아바스틴+티센트릭' 병용요법이 GPC3가 높은 환자군에선 큰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만큼 타깃 시장이 명확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앞서 전임상 마우스 효력 실험에선 기존 투여량 대비 3~4% 비중의 적은 용량으로도 치료 효과가 확인됐다. 인체 용량으로 환산하면 1000㎎/㎡(밀리그램퍼제곱미터)를 투약하는 젬시타빈 대비, AST-201의 젬시타빈 성분 환산량은 30~40㎎/㎡에 불과했다. 압타머사이언스 관계자는 "AST-201은 압타머가 사용된단 특성상 암세포에 빠르게 전달·배출돼 표적기관 외 다른 인체 내 기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낮다"며 "더 적은 양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고 부작용이 낮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회사는 지난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AST-201 임상 1상 IND(임상시험계획)를 신청한 상태로 하반기 허가 및 4개 병원 대상 임상환자 모집을 시작할 계획이다. 지난 4월 식약처로부터 1차 의견을 수령, 현재 보완자료 제출을 진행 중이다. 식약처는 기존에 자주 접한 항체나 펩타이드가 아닌 압타머라는 새로운 물질이란 점과 중국 CDMO(위탁개발생산) 업체에서 생산된 점 등을 고려해 신청 내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압타머사이언스는 2022년 초 중국 아심켐과 AST-201 관련 CDMO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압타머사이언스 관계자는 "AST-201 임상과 병행해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과 기술 검토를 진행 중"이라며 "이르면 연내 혹은 내년 상반기 중 기술이전이 목표"라고 전했다. 후속 파이프라인인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AST-202' 역시 조기 기술이전을 목표로 여러 업체와 미팅을 진행, 하반기 미국 면역항암학회(SITC) 등에서 관련 데이터 발표가 예정돼있다.

압타머 기술을 활용한 폐암조기진단키트 '압토디텍트 렁 PCR 7'도 앞서 인도 시장 진출에 이어 해외 진입 속도를 높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인도 협력사와 현지 생산기지 구축 및 유통을 계획 중으로, 인허가 관련 자료와 협력사 기술이전을 준비하고 있다"며 "베트남 현지 의료기기 공급사 및 대형병원 등에도 공급 제안을 시작했다. 클리아랩을 인수한 국내 협력 기관과 함께 미국 LDT(실험실 개발 검사) 시장 진출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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