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사 문자' 한동훈의 정면돌파…친윤 '집단린치' 역풍 기대

신윤하 기자 2024. 7. 8.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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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연판장·윤리위 징계 거론…'나경원·이준석 주저앉히기' 떠올라
한동훈 '구태정치' 차별화…당내 "친윤 찍어누르기, 횡포로 보여"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국민의힘 실버세대위원회 운영위원들과 오찬에 참석하고 있다. 2024.7.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의 사퇴를 압박하는 당내 움직임이 일면서, 대통령실의 전당대회 개입 논란이 1년 4개월 만에 재점화됐다. 한 후보는 자신을 향한 '제2의 연판장' 움직임에 정면 돌파를 택했다. 대선 전부터 반복됐던 대통령실의 당무 개입과 친윤계의 '찍어내기'를 역이용해 차별화하겠단 전략으로 풀이된다.

8일 여권에 따르면 친윤(친윤석열계)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7일 오후 3시 한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추진하다가 취소했다. 이들은 원외 당협위원장들에게 한 후보 사퇴에 대한 동의를 묻는 연락을 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친윤계에선 한 후보의 '김건희 여사 문자 읽씹'이 해당 행위라며 윤리위 제소도 언급하고 있다. 원희룡 후보는 지난 6일 "윤리위에서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거기서 심의하게 되면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 후보는 즉각 반격에 나섰다. 한 후보는 원외 당협위원장들 주도의 사퇴 촉구 움직임을 '제2의 연판장'으로 규정했다. 한 후보는 전날(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론 나쁘다고 놀라서 연판장 취소하지 마시고 지난번처럼 그냥 하기 바란다"며 "제가 연판장 구태를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수세에 몰렸던 한 후보가 거침없이 역공에 나선 것은, 친윤계의 '집단린치' 사태가 오히려 상황을 역전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해 3·8 전당대회에선 대통령실이 전당대회에 개입하고, 친윤계가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다른 후보를 찍어낸다는 논란으로 이미 당 안팎의 비판을 받았다.

특히 한 후보를 향한 원외 위원장들의 사퇴 촉구 기자회견 시도는 '나경원 연판장'을 연상시킨다. 초선 의원 48명은 지난해 나경원 의원의 당대표 출마를 주저앉히기 위해 불출마를 촉구하는 연판장을 돌렸다.

원 후보 등 경쟁 후보들이 언급하는 '윤리위 징계'도 친윤계가 2022년 7월 이준석 전 대표를 당대표직에서 물러나게 한 사태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 초선 의원들은 비대위 전환을 촉구하는 연판장을 돌리기도 했다.

이번 논란이 당사자인 김건희 여사나 한동훈 후보가 흘리지 않으면 알려지기 힘든 문자 메시지로 인해 촉발됐고, 이후 친윤계가 일제히 한 후보를 공격하고 있는 것을 두고 '대통령실 전당대회 개입'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한 후보도 이번 사태를 '전당대회 개입이자 당무 개입'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SBS 유튜브 '스토브리그'에 출연해 "지금 이 시점에서 이런 얘기를 일부러 만들어내고 하는 것은 참 비정상적인 전대 개입이자 당무 개입으로 많은 분들이 생각하실 수 있는 위험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의 전당대회 개입 및 당무 개입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대통령실은 안철수 의원이 '윤-안 연대'를 주장하자 '국정운영의 방해꾼이자 적'이라고 언급하며 윤심이 안 의원이 아님을 강조해 논란이 됐다.

당내에선 친윤계의 '한동훈 사퇴 촉구' 움직임이 한 후보에게는 오히려 호재가 될 거란 평가가 나온다. 한 3선 국민의힘 의원은 뉴스1에 "기자회견 하려고 나선 원외 당협위원장들이나 윤리위 징계를 언급하는 이들은 오히려 한 후보에게 좋은 일만 한 것"이라며 "연판장을 돌리고 윤리위 운운하는 것은 권력을 가지고 휘두르는 횡포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당원들의 의중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전당대회에서 대통령실과 각을 세우는 게 한 후보에겐 악재란 의견도 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지지율 1위인 데다가 다른 후보들을 여론조사에서 2배 이상 압도한 한 후보가 지금 친윤계가 던져놓은 진흙탕에서 구를 이유가 없었는데 괜히 일을 키웠다"며 "이번 사태가 '어대한'을 외치던 당원들의 마음을 흔들지, 오히려 한 후보를 더 지지하게 만들지 가능성은 반반"이라고 말했다.

sinjenny9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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