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사 5개 '읽씹' 문자, 급박했던 열흘…'윤한 갈등' 어떻게 불붙었나

송상현 기자 2024. 7. 8.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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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5일 첫 문자 후 25일까지 문자 5건 …"죄송하다, 뜻 따를 것"
김여사 사과 여부에 극명한 시각차…韓 공식언급 후 사퇴 압박으로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비대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이끌던 지난 1월 김건희 여사에게 문자를 받고도 무시했다는 논란이 7.23 전당대회 '태풍의 눈'으로 부상했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시 급박한 총선 정국 속에서 김 여사 명품백 수수 논란이 불거졌다. 이를 김 여사가 직접 사과해야 하는지를 두고 당 내부에서도 이견이 극명하게 엇갈리기 시작했다. 결국 이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촉매제로 작용했다는 게 공공연한 사실이다.

해당 논란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다시 불거지면서 한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한 대통령실과 친윤계 배후 의혹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반대로 한 후보측에서 흘린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더해지며 여권 내부 혼란상이 극심해지는 양상이다.

채널A 보도에 따르면 김건희 여사가 한 전 위원장에게 명품백 사과와 관련된 문자를 보낸 건 지난 1월 15일이 처음이다. 당시 김 여사는 "무조건 시키는 대로 하겠다"며 "대통령과 전화해 보면 어떻겠나"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다.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은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차익 거래로 23억원의 수익을 거뒀다는 검찰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특검을 재차 요구했다. 한 당시 비대위원장은 이에 대한 여론 악화에 대한 지적에 대해 "민심이 어떤 것이고 정확히 어떤지 제가 평가할 문제는 아니다"라면서 평가를 유보했다.

하지만 한 위원장이 영입한 김경율 당시 비상대책위원은 이틀 후인 1월 17일 한 유튜브 채널에 나와 김 여사를 앙투아네트에 빗대며 사과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논란이 점화한 가운데 그 다음날(1월18일) 현역 국민의힘 의원 중에선 처음으로 소장파인 하태경 전 의원이 이 주장에 힘을 실었다.

그러자 같은 날 오후 한 비대위원장은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전후 과정에서 분명히 아쉬운 점이 있고 국민들께서 걱정하실만한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처음 입장을 밝혔다.

그러자 김 여사는 다음날(1월 19일) 다시 한 비대위원장에게 문자를 보낸다. "비대위 차원에서 사과 결정해 주시면 그 뜻을 따르겠다"며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내용이다.

이후 국민의힘 내부에선 김 여사의 '사과 불가론'이 공개적으로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장예찬 전 최고위원은 1월 20일 밤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사과는 가해자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윤(친윤석열)계 이용 당시 의원 역시 같은 날 의원들이 속한 단체 대화방에서 사과하지 말아야 한다는 글을 공개적으로 올렸다.

1월 21일에는 이관섭 당시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한 후보에게 사실상 사퇴 요구를 하며 제1차 '윤·한 갈등'이 불거졌다. 하지만 그 다음날(1월 22일) 한 비대위원장이 곧바로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를 거절했다"며 "제 임기는 총선 이후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윤 대통령 및 친윤계와 본격적으로 대립각을 세웠다.

다만 1월 23일 충남 서천군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에서 윤 대통령을 만난 한 위원장이 90도로 정중하게 인사를 하며 두 사람의 갈등이 봉합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같은날 김 여사는 추가로 한 전 위원장에게 "김경율 비대위원의 발언에 가슴이 아프지만 이해하려 한다"며 "사과가 필요하다 하면 단호히 결심하겠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추가로 보냈다. 이를 두고 친한계는 '사과가 필요하다면'이란 표현 앞에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내용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무조건적 사과가 아닌 전제가 달렸다는 지적이다.

25일에 김 여사는 한 비대위원장에게 마지막 메시지를 보냈다. 당시 김 여사는 "큰마음 먹고 비대위를 맡아줬는데 충분히 공감된다"며 "제 잘못에 기인해서 그렇게 됐다. 미안하다"고 밝혔다. 한 비대위원장은 5건의 메시지에 모두 답하지 않았다.

이후 한 후보는 김 여사 문제에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보름 뒤인 2월 7일 윤 대통령은 KBS 대담에서 "(만남 요청을)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좀 아쉽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후 총선에서 참패하고 한 달이 흐른 뒤 5월 29일 기자회견에선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께 걱정 끼친 부분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공식 사과 입장을 밝혔다.

song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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