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부담에 '65세 이상' 종신보험 가입 10년 새 4배 늘었다
중산층도 상속세 준비해야하는 시대
"자산 온전히 보존해 물려주고 싶어"
65세 이상 고령자의 종신보험 가입이 10년 만에 4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 상승으로 서울에 아파트 한 채만 보유하고 있어도 상속세 과세대상이 되는 이른바 '상속이 대중화된 시대'에 접어들면서 종신보험이 상속세 재원 마련 대안으로 급부상한 것이다. 이른바 상속 종신보험에 대한 관심이 중산층으로까지 확산되면서 생명보험사들의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8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22년 65세 이상의 종신보험 가입자는 109만8118명으로 10년 전인 2012년 30만4758명 에 비해 3.6배나 늘었다.
이들 고령자의 종신보험 가입 금액 역시 고액 가입이 크게 증가했다. 1억원 미만으로 가입한 경우가 여전히 가장 많긴 하지만 10년 전에 비해 1~5억원 미만, 5억~10억원 미만, 10억원 이상 가입자 수가 급증한 것이다. 1억~5억원 미만 가입자의 경우 2012년 3860명에서 2022년 4만8829명으로 13배나 늘었고 5억~10억원 미만 가입자는 2012년에는 220명에 불과했으나 2022년에는 2238명으로 10배 증가했다. 10억원 이상 가입자 수 역시 130명에서 891명으로 급증했다.
고령층의 종신보험 가입이 늘어난 것은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라 상속세 과세 대상이 급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상속세 과세 대상이 크게 늘면서 이제 더이상 상속세가 일부 부유층이 아닌 중산층에게도 해결해야되는 숙제가 된 것이다.
실제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1억9773만원에 달한다. 통상 배우자와 자녀가 있으면 10억원, 자녀만 있을 때는 5억원 이상이 상속세 과세 대상이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서울 아파트 한 채만 보유해도 상속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2023년 전체 피상속인(사망자) 중 과세 대상자 비율을 뜻하는 상속세 과세 비율은 역대 최고인 6.82%를 기록했으며 서울 지역은 무려 15.0%에 달했다. 서울의 경우 11년 전인 2012년(4.77%)과 비교하면 세 배 이상 오른 셈이다.
이처럼 상속세를 내야하는 대상이 일부 부유층에서 중산층으로까지 확산되면서 현금 유동성이 부족한 중산층에서는 종신보험이 가장 선호되는 대안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상속세의 경우 6개월 이내에 전액 현금으로 내야해서 자녀가 집을 급매로 내놓기도 하고 대출을 받는 경우도 많다"며 "이를 감안하면 가장 효과적으로 현금 준비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종신보험"이라고 말했다.
김태우 한화생명 63FA센터장은 "본인의 자산을 온전히 보존해 자녀에게 물려주고 싶은 고객들의 니즈가 있다"며 "종신보험이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는 만큼 상담 신청을 하는 고객들도 많다"고 전했다.
미래에셋생명은 최근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사망보험금의 실질 가치 하락을 방어해 주는 납입보험료플러스형 종신보험을 내놨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상속재산 증가로 인한 상속세 부담을 느끼는 고객들의 관심도가 높을 것"이라며 "최근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가입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속 종신보험 시장 점유율 확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앞서 상속세 재원 마련에 특화된 가성비 좋은 ‘저(低)해지환급금형’ 종신보험을 내놓기도 했다. 낮은 보험료로 높은 사망보장자산 준비가 가능해 전체 종신보험 상품 판매의 10%를 차지하며 스테디셀러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메트라이프생명은 달러종신보험을 선보여며 차별화에 나섰다. 달러는 금과 함께 변동성이 클수록 가치가 높아지는 안전자산 중 하나인 만큼 자산의 미래가치를 지킬 수 있도록 사망보험금도 달러로 지급받을 수 있어 선호도가 높다는 설명이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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