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파 다시 넣자"…창원 '마산국화축제' 명칭 변경 두고 시끌

김용구 기자 2024. 7. 8.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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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시가 지역 대표 축제인 '마산국화축제' 명칭을 '마산가고파국화축제'로 환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지역사회가 시끌하다.

8일 창원시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26일 축제위원회를 열어 오는 10월 열리는 '제24회 마산국화축제'의 명칭 복구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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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독재 논란 이은상 가곡 제목
민주화단체 반발 서명 운동 검토
사업회 "고유명사로 사용" 맞서

경남 창원시가 지역 대표 축제인 ‘마산국화축제’ 명칭을 ‘마산가고파국화축제’로 환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지역사회가 시끌하다. 친독재 행적으로 논란이 일었던 문인 노산 이은상(1903~1982)의 가곡 ‘가고파’를 축제 명칭으로 쓰는 게 적절한지를 두고 찬반 의견이 갈리면서다. 정치권에서는 사회적 숙의와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창원 ‘마산국화축제’ 명칭에 ‘가고파’를 넣는 방안을 두고 찬반 논란이 인다. 사진은 8일 찬성 기자회견을 여는 ‘남하 이승규·노산 이은상 기념사업회’. 김용구 기자


8일 창원시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26일 축제위원회를 열어 오는 10월 열리는 ‘제24회 마산국화축제’의 명칭 복구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시는 당시 축제 정체성과 역사성이 반영된 명칭이 필요하다는 명분을 내세워 이런 결정을 내렸다.

앞서 이 축제는 2000년 ‘마산국화축제’로 첫 개최된 이후 2005년부터 2018년까지 국제 공모를 거쳐 선정된 ‘마산가고파국화축제’ 등을 사용했으나 이듬해 간소화 등을 이유로 ‘마산국화축제’로 그 이름을 다시 변경한 바 있다.

시 관계자는 “이후 명칭을 환원해 달라는 민원이나 시의회에서 건의가 접수돼 명칭 변경을 추진하게 됐다”며 “후속 절차로 조례 개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시의회 결정에 따를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이런 소식을 알려지자 3·15의거기념사업회,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 6월항쟁정신계승경남사업회 등 지역 민주화단체의 반발이 잇따랐다. 이들 단체는 “이은상은 3.15부정선거를 통해 영구집권을 획책했던 이승만 등을 추대하기 위해 전국 유세를 다니며 독재자를 찬양한 인물”이라며 “민주화 성지 마산에서 친독재 행적을 가리고 시민을 현혹시키는 데 악용된 ‘가고파’ 명칭을 사용한다면 반대 서명 운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찬성 단체는 2019년 ‘가고파’를 빼는 행정 절차 과정에서 하자가 있었다며 명칭 복원 움직임에 힘을 실었다. ‘남하 이승규·노산 이은상 기념사업회’는 8일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산가고파국화축제’는 2015년 상표 등록을 마쳤으나 시는 전임 시장 시절 이를 무단으로 삭제해 상표법을 위반했다”며 “게다가 이미 보편적으로 여러 의미로 사용하는 고유 명사라 문제가 없다”고 맞섰다.

상황이 이러자 지역 정치권에서는 시민 의견 수렴 절차 필요성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문순규(양덕·합성2·구암·봉암동) 창원시의원은 “과거 이은상 관련 각종 기념사업이 지역사회에서 갈등을 빚어 왔다는 점에서 이번 명칭 변경도 갈등 재연이 우려된다”며 “소통 없는 일방적인 명칭 변경은 즉각 중단돼야 하며 공론화의 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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