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서울시의원 “한강 투신 남성 증가는 여초 사회로 변화 때문”

김기덕 서울시의원 보도자료 논란…정의당 “반여성적·무책임한 발언”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울시의원이 한강 다리 투신 시도자 중 남성 비율이 증가한 원인 중 하나로 ‘여성의 사회 참여 확대’를 거론해 대중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8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 부의장까지 지낸 민주당 소속 김기덕 서울시의원은 지난달 28일 ‘한강 교량 투신자살시도 2년 연속 1000여 건…마포대교 압도적 1위, 대책 절실’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 그는 마포구를 지역구로 두고 있다.

김 시의원의 보도자료에는 서울시에서 받은 최근 6년(2018~2023년)간 한강 교량별 자살 시도 및 투신 현황과 성별 자살 시도자 수가 담겨 있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전체 자살 시도자 4069명 중 남성이 2487명(61.1%), 여성 1079명(26.5%), 성별 미상 503명 등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2배 넘게 많았다.

연도별로는 2018년 2배 정도였던 남녀 간 성별 차가 지난해 7배 넘게 커졌다는 지적도 있었다. 2018년 투신시도자는 남성 288명(67.0%), 여성 142명(33.0%)이었다가 지난해 남성 798명(77.1%), 여성 114명(11.0%)으로 집계됐다.

김 시의원은 이런 수치가 나타난 이유에 대해 "과거 한국이 가부장제와 남존여비 사상이 만연하던 시대였음과 달리, 2023년 기준 여성이 남성보다 약 5% 많은 여초사회로 변화되기 시작했다"며 "여성의 증가에 따라 남성 노동력 부족, 결혼 상대를 구하기 어려운 남성의 증가로 인한 결혼 시장의 변화, 여성의 사회 참여로 인한 남녀역할 변화 등 다양한 요인이 남성 자살시도 증가의 일부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시의원은 또 "시대적인 배경 및 변화에 근거한 다양한 요인을 분석해 자살 시도자 수를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결혼 시장의 불균형 완화와 출산율 제고를 통해 젊은 남성의 자살 비율을 최소화하기 위한 단계적인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정의당 마포구 지역위원회는 지난달 29일 논평을 내고 "‘여성 사회 참여 증가’가 남성 자살 증가의 원인이라는 주장은 반여성적이고 무책임한 발언"이라며 "남녀 임금격차가 여전히 30%에 달하고 친밀한 관계에 있는 여성에 대한 교제폭력이 만연한 2024년의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여성의 사회 진출 증가가 ‘극복의 대상’이 될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한 마포구 주민도 김 시의원의 분석에 대해 "황당무계하고 해괴한 분석"이라며 "마포구에 산적한 지역 현안이 많고 폐기물처리장 신설 문제로 주민들의 원성이 큰데 일이나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고 일침을 가했다.

노기섭 기자